초박빙 승부를 벌이고 있는 서울 서대문갑은 투표함을 열어보기까지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 격전지다. 이 지역에서 4번째 맞대결에 나선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와 민주통합당 우상호 후보가 피말리는 승부를 벌이고 있다. 연세대 동문인 두 후보의 대결 결과는 매번 당시 여야 전체 승부와 궤를 같이 했다. 이 지역이 여야 총선 판세의 척도라고 불려지는 이유다.
16대와 18대 총선에서 두 차례 승리한 새누리당 이 후보는 '지역 일꾼론'을 내세우며 3승의 고지를 노리고 있다. 총선을 이틀 앞둔 9일 창천동 창서초등학교 골목에서 만난 이 후보는 "정권 심판론에 지친 주민들은 생활에 직접 와 닿는 정치를 원한다"며 "두 번 국회의원으로 있으면서 지역 발전을 위해 많은 일을 한 부분에 대해 주민들이 높게 평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1승2패로 뒤져 있는 민주당 우 후보는 정권심판론을 가장 앞세우고 있다. 미근동 서대문아파트 지역에서 만난 우 후보는 "이번 선거는 부지런한 일꾼보다 대한민국과 국민의 삶을 바꿔야 한다는 민심이 더 크다""2008년 당시 중고생이던 촛불세대가 첫 선거를 치르기 때문에 이들이 심판하는 선거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이 지역의 최대 현안은 북아현동 지역의 뉴타운 문제. 두 후보 모두 이미 철거가 완료된 지역의 사업은 빨리 마무리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각론에 들어가면 이 후보는 효율적인 뉴타운 마무리, 우 후보는 전면 재조정으로 맞서 있다.
이 후보는 "진도가 더딘 곳은 주민들의 뜻을 정확히 파악해서 다수의 의견이 모아지는 방향으로 추진해 나가는 것이 옳다고 본다"는 입장인 반면 우 후보는 "주민 의견을 전면 재조사해 반대가 많은 곳은 분리시키고 전면 재조정 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판세는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박빙 구도다. 대체로 이 후보가 우위를 보이는 조사결과가 나오지만 대부분 오차범위 내이기 때문에 실제 총선 결과는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달 2일 방송3사 공동조사에서는 이 후보(42.4%)와 우 후보(33.9%)의 차이가 8.5%포인트였으나 3일 문화일보 여론조사에서는 이 후보(36.7%)와 우 후보(35.3%)의 격차가 불과 1.4%포인트였다. 또 6일 중앙일보 조사에서도 이 후보(45.4%)와 우 후보(40.3%)의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 내인 5.1%포인트로 나타나고 있어 결국 부동층의 향배가 승부를 결정지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허경주기자 fairyhk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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