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 선거전에서 유세 동선은 주요 선거 전략 중의 하나다. 당 지도부의 움직임을 통해 격전지와 우세 또는 열세지역이 고스란히 드러나기 때문이다.
공식 선거운동 마감을 하루 앞둔 9일까지 12일 동안의 양당 지도부 동선을 시·도별 방문 횟수로 계량화한 결과 박근혜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전체 지원 유세의 42%(31차례 방문 중 13차례),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는 48%(25차례 방문 중 12차례)를 수도권 유세에 할애했다. 수도권 지역이 이번 총선의 최대 격전지임을 두 사람의 동선이 확인시켜 준 셈이다.
우선 박 위원장은 경기 지역을 7차례, 서울을 4차례 방문했다. 서울 지역 격전지인 서울 종로(홍사덕)와 중구(정진석)에선 2차례씩 지원 유세를 가졌다. 홍천ㆍ횡성 등 3, 4곳에서 접전이 벌어지고 있는 강원 지역은 3차례 방문했다.
인천과 대전, 충남, 그리고 '노풍(盧風)'이 불고 있는 부산·경남은 2차례씩 찾았다. 선거운동기간 이전까지 합할 경우 최대 관심 지역인 부산에 무려 5차례 방문했다. 민주당 문재인 후보와 맞붙은 손수조(사상) 후보를 네 번이나 만나 지원했다. 텃밭인 대구·경북·울산과 열세인 광주 지역도 1차례씩 방문했다. 반면 세종시와 전남은 동선에서 빠졌다. 세종시의 경우 새누리당(신진)과 자유선진당(심대평) 모두 민주당(이해찬)에 밀리는 상황에서 보수 표 분산을 우려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박 위원장 동선의 가장 큰 특징은 '동에 번쩍 서에 번쩍' 식의 이동이다. 한 지역에 오래 머무르지 않고 되도록 많은 지역을 방문하는 방식이다. 지난 5일에는 울산에서 출발해 포항·대구와 원주를 거쳐 경기 고양까지 500km 국토종단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당 관계자는 "박 위원장의 지원 유세 자체가 뉴스거리인 만큼 여러 곳을 갈수록 많은 기사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한 대표의 경우 동선 상으론 수도권에 '올인'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서울이 6차례로 가장 많았고, 경기 4차례, 인천 2차례로 전체 동선의 절반을 수도권에 집중했다.
이해찬 후보가 선전하고 있는 세종시와 격전지가 많은 충남을 2차례 찾았다. 충청권과 호남권, 부산·경남 지역은 모두 1차례씩 찾았지만, 새누리당의 텃밭인 대구·경북 등은 방문하지 않았다.
한 대표 동선의 특징은 박 위원장과 달리 한 지역을 샅샅이 훑는 '지역 밀착형' 유세다. 이는 야권연대 등 역할 분담을 통해 가능했다. 한 대표는 통합진보당 이정희 유시민 공동대표와 함께 유세를 펼치고 있다. 또 손학규 상임고문도 수도권 및 충청, 강원 등 중부권 유세를 나눠 진행했다. 부산·경남권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다른 후보들을 지원하는 유세를 벌이기도 했다.
신정훈기자 ho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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