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한 제왕' 소니가 올해 전세계 사업장에서 무려 1만명을 감원한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9일 보도했다. 2008년말 1만6,000명을 해고한 데 이어 3년여만에 또다시 대규모 감원에 나선 것이다.
그만큼 소니의 사정이 심각하다는 방증으로, 업계는 새로 취임한 히라이 가즈오(사진) CEO가 본격적으로 구조조정의 칼을 빼 든 것으로 보고 있다.
감원되는 인력의 절반가량은 ▦화학부문과 ▦중소형 LCD분야에서 이뤄질 전망. 감원 규모는 소니 전체 인력(16만8,200명) 가운데 6%에 해당한다.
이 신문은 또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전임 CEO인 하워드 스트링거 회장을 포함한 집행 임원 7명이 상여금을 반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소니는 2011 회계연도에 27억달러(약 3조원)의 손실을 내는 등 4년 연속적자가 확실시되고 있다. 특히 세계를 제패했던 '소니 제국'의 상징이었던 TV부문은 2004년 이후 8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때문에 소니는 창사 이래 첫 외국인 CEO였던 스트링어 회장을 2선으로 물러나게 하고, 플레이스테이션 비디오게임 부문을 이끌어온 50대 초반의 히라이 사장을 구원투수로 긴급 투입한 상태다.
히라이 사장은 취임 이후 대대적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지난달엔 자회사 소니 케미컬&인포메이션 디바이스의 화학사업을 일본정책투자은행에 매각했다. 소니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크지 않지만, 앞으로 전개될 대대적 구조조정의 신호탄으로 받아들여졌다. 또 이달 1일에는 도시바, 히타치제작소와 중소형 패널사업을 통합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소니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후인 2008년 12월 전세계 9개 TV생산라인 중 5곳을 없애고 1만6,000명 이상을 감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추락세가 거듭되자, 결국 또 한번 극약처방(인력감축)을 쓰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니의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인력 감축은 단기적인 효과를 가져올 뿐, 근본적인 경쟁력 회복에 얼마나 도움이 될지는 미지수라는 분석에서다. 시미즈 미츠오 코스코증권 애널리스트는 "인력감축은 소니에게 일시적인 실적 회복 효과를 가져올 뿐"이라며 "이런 노력이 TV 사업 부분의 침체와 같은 회사 본질의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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