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공개한 평북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대의 로켓 1단에 노동 미사일 추진체 4기가 장착돼 있다고 일본의 전문가가 주장했다.
해상자위대 장교 출신으로 군사기술에 정통한 다구치 쓰토무(田口勉)씨는 9일 NHK에 출연해 "언론이 촬영한 북한의 미사일 발사시설을 살펴본 결과 로켓 1단의 하부에 로켓 엔진의 분사구 4개가 보인다"며 "형태와 크기가 3년 전 발사된 대포동 2호와 흡사하다"고 밝혔다. 그는 "대포동 2호는 중거리 탄도미사일 '노동' 추진체 4개를 묶은 것이라는 설이 유력했는데, 이번 영상에서 그런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번 발사는 (북한이) 프로그램한대로 미사일의 비행과 분리가 제대로 이뤄질지를 증명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구치씨는 북한이 로켓에 탑재할 실물이라며 공개한 인공위성에 대해서는 "매우 민감한 인공위성을 공개하는 것은 통상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정보 수집용의 복잡한 위성이 아니라 음악 등을 일방적으로 전송할 수 있는 (낮은) 수준의 위성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는 "결국 위성 발사를 핑계 삼아 탄도미사일 기술을 확인하려는 의도임이 분명하다"고 덧붙였다. 그는 "북한은 발사에 성공할 경우 장거리 사정의 대형 미사일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할 수 있게 돼 아시아 각국은 물론 미국에도 큰 위협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6자회담 미국측 수석대표를 지낸 크리스토퍼 힐 전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는 이날 "북한이 미국과의 합의를 깨고 위성 발사를 강행하는 것은 내부 권력투쟁 가능성을 시사해 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힐 전 차관보는 '김일성 생일에 위성을 발사하는 것은 내부 권력투쟁을 감추는 것'이란 제목의 CNN 기고에서 "고모인 김경희와 고모부인 장성택의 후원을 받고 있는 김정은이 불만이 많고 오만한 군부의 기득권층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산물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힐 전 차관보는 또 북한 내부 권력층 간 경쟁관계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북미 합의가 무산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