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동창리뿐 아니라 무수단리에서도 위성을 발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일본 교도(共同)통신이 9일 보도했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발사장의 총책임자 장명진(46)은 북한의 초청을 받고 온 외국 기자들에게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발사장에서도 위성을 발사할 구체적 계획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구체적인 발사 시기는 밝히지 않았지만 "무수단리에서 위성을 발사하면 로켓 1단의 낙하지점이 육지가 될 수 있어 남쪽으로 발사하는 것은 어렵다"고 말해 동쪽으로 발사할 계획임을 시사했다. 무수단리에서 위성을 발사하면 일본 열도 상공을 가로지르는 사실상의 장거리 탄도미사일일 가능성이 있다. 북한은 무수단리에서 1998년과 2009년 두 차례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당시 미사일은 일본 도호쿠(東北) 지방의 상공을 넘어 태평양에 떨어졌다.
북한의 초청을 받은 외국 기자 70여명은 8일 평양에서 특별열차를 타고 5시간 정도 걸려 동창리 발사장에 도착했다. CNN 등은 북한이 이들에게 노트북 컴퓨터와 휴대폰은 소지할 수 없게 했지만 발사대 200m까지 접근을 허용했고 사진 촬영도 거의 제한하지 않았다고 전했다. 북한은 발사대뿐 아니라 관제시설인 종합지휘소 내부도 공개했다.
외신에 따르면 로켓 은하 3호는 이미 3단계 추진체를 모두 장착한 채 발사대에 설치돼 있었다. 로켓 윗부분에 광명성 3호 위성을 아직 장착하지 않았고 연료 주입도 시작하지 않았지만 발사 준비는 거의 완료된 상태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신화통신은 "기술자들이 탑 모양의 발사대 중단부와 하단부에서 일하고 있었으며 로켓에 은하 3이라는 글씨와 북한의 인공기가 새겨져 있었다"고 보도했다. 은하 3호는 길이가 30m, 지름이 2.4m, 무게가 91톤에 이른다.
장명진 총책임자는 "김일성 주석 100회 생일(15일)을 맞아 계획대로 광명성 3호를 쏘아 올릴 것"이라며 "최종 지시만 있으면 12일 이후 언제든 발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그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는 장거리 미사일을 쏘지 못하게 하고 있다"면서 "그보다 더 높은 우주조약에 따라 모든 나라는 위성 발사를 포함한 평화적인 우주 이용 권리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1, 2차 추진체의 낙하지점과 관련해 "다른 나라 영토에 잘못 떨어지지 않도록 충분한 궤도 조정 과정을 거쳤다"며 "궤도를 벗어나는 만일의 경우를 대비한 자폭 기능도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
교도통신은 "북한이 이례적으로 현장을 공개한 것은 평화적인 우주개발이 목적이라는 주장을 정당화하고 국제사회의 비난을 피하기 위한 의도"라고 분석했다.
도쿄=한창만 특파원 cmhan@hk.co.kr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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