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10일부터 15일 사이에 동창리 발사장에서 광명성 3호를 계획대로 발사한다고 공표했다. 이에 대해 미국, 중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북한의 발사계획을 도발로 규정해 강한 반대의사를 표명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일본도 로켓이 잘못되어 궤도를 벗어날 경우 즉각 격추시키겠다고 공언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한은 이번 은하 3호 로켓의 발사는 실용급 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한 평화적 목적이라고 주장하면서 강행하려 하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밝힌 광명성 3호의 제원을 살펴보면 실용급 위성이라고 하기엔 무리가 있다. 광명성 3호의 무게가 100kg이고 수명은 2년이라고 했는데, 이는 우리나라가 1999년도에 쏘아올린 소형급 위성인 우리별 3호와 비슷한 제원이다. 실용급 위성이라면 무게와 수명이 최소 500kg과 5년은 되어야 하는데 광명성 3호는 실용급 위성이라기 보다는 소형급 위성에 해당하며, 북한의 인공위성 관련 기술은 아직 낙후된 수준이기에 이번 발사는 인공위성 자체의 궤도 투입이 목적이라기 보다는 그 미명하에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개발을 위한 로켓 성능을 시험해 보고자 하는 의도가 숨겨져 있다. 과거 1998년 대포동 1호, 2006년과 2009년의 대포동 2호의 발사도 그러했다.
북한이 식량난으로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을 고려해보면 막대한 자금이 드는 로켓을 개발하고자 하는 의도가 이해가 가지 않는다. 최근 발표된 자료에 따르면 이번 로켓 발사비용이 북한주민 1,900만 명의 1년치 식량비와 맞먹는다고 한다. 발사장 건설에 4억 달러, 대포동 2호 개발에 3억 달러, 위성 개발에 1억 5,000만 달러가 들어가 총 8억 5,000만 달러의 비용이 투입된 것으로 분석된다. 이를 원화로 환산하면 9,500억 원에 해당하는 막대한 비용이다. 2010년 기준 남한과 북한의 1인당 국민총소득(GNI)을 비교해 보면 대략 20배 정도의 차이를 보이고 있는데, 이 상황에서 북한이 광명성 3호를 발사한다는 것은 북한 전 주민의 희생을 담보로 한 무책임한 책략일 뿐이다.
그렇다면 왜 북한이 로켓을 발사하려고 하는 것일까라는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무엇보다도 새로이 통치권을 부여 받은 김정은 체제를 굳건히 하려는 데 그 목적이 있어 보인다. 그간 북한은 불안정한 정권의 결속을 유지하고자 핵실험이나 미사일 발사와 같은 행동을 강행해 왔다. 더욱이 올해 4월 15일은 김일성 주석의 100주년 생일로 북한으로서는 그 위상을 과시하기 위해 발사를 계획한 것으로 생각된다.
군 소식통에 따르면 2009년 대포동 2호를 발사했을 때 2단 추진체가 무수리단 발사장에서 3,846km 지점에 떨어졌으며, 이를 토대로 추정한 대포동 2호의 사거리는 6,700km 이상 1만km에 달한다고 한다. 따라서 이번 광명성 3호를 탑재한 장거리 로켓은 유사시 미국 본토를 타격할 정도의 사거리 능력을 가진 것으로 판단된다. 그렇기에 미국으로서는 북한이 본국의 영토를 사정권으로 하는 무기를 확보하는 것에 대하여 엄중히 경고하고 있는 것이다.
3월말 서울에서 개최된 핵안보정상회의에서도 언급하였듯이 북한의 로켓발사 강행은 북한을 외교적, 경제적으로 고립시키는 결과만을 초래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북한 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한 6자 회담 재개도 불확실해지고, 식량원조 등 경제적 지원도 중단될 것이다. 굶주리고 헐벗은 북한 주민들에게 고통과 좌절만 남기고 북한 경제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으로서는 북한의 행동을 예의주시하는 수밖에 없다. 주변국 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해 북한의 군사실험이 더 이상 진전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이제 새로이 시작된 김정은 정권이 북한의 경제 여건과 민생 안정, 아울러 국제적 상황을 고려하여 좀 더 신중하고 합리적인 결정을 내리길 기대해 본다.
윤영빈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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