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방에 대잠(對潛) 헬기가 나타났다. 긴급 잠항하라."
"수심이 너무 깊다. MBT(Main Blast Tank·주부력 탱크)에 산소를 채워 긴급 부상하라."
조종사에 버금가는 숙련도를 필요로 하는 잠수함 승조원을 양성하기 위한 조종훈련장비(시뮬레이터)가 국내 기술로 개발됐다. 잠수함 승조원 양성에는 최소한 10개월~1년의 교육이 요구되지만, 우리 군은 시뮬레이터가 없어 어려움을 겪어왔다.
방위사업청은 9일 "잠수함 승조원의 조종능력을 숙달시킬 수 있도록 국내기술로 잠수함 시뮬레이터를 개발, 최근 해군 모 전대에 인도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시뮬레이터는 해군의 주력 잠수함인 장보고II급(배수량 1,800톤)과 동일한 장비다. 해군은 그동안 독일에서 수입한 장보고I급(배수량 1,200톤)용 시뮬레이터를 이용하거나 승조원들을 실제로 잠수함에 승선시켜 조종기술을 가르쳐왔다.
2009년부터 3년간 180억원 가량을 투자해 개발에 성공한 이 시뮬레이터는 부상, 잠함, 항로변침 등 다양한 잠수함 조종기능을 시험할 수 있도록 돼있다. 교관, 훈련요원 등 10명 가량이 동시에 탈 수 있으며 하루 최장 8시간 동안 교육을 받을 수 있다. 다만 무기체계 운용방법은 이 시뮬레이터로 훈련할 수 없다. 방사청 관계자는 "실제 잠수함으로 급부상이나 급잠함 훈련을 할 경우 위험도도 높고 비용도 많이 든다"며 "시뮬레이터 자체 개발로 연간 45억원 정도의 잠수함 운용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우리 해군은 장보고 I급 잠수함은 9척, 장보고 II급 잠수함은 2척 가량 실전배치(4척은 건조 중)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의 경우 70여척의 잠수함을 실전배치한 것으로 군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이왕구기자 fab4@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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