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고의 장타자인 버바 왓슨(미국)은 9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골프 클럽(파72ㆍ7,435야드)에서 열린 '명인들의 열전'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800만달러)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눈물을 보였다. 캐디, 어머니와 차례로 포옹을 하면서 흐르는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왓슨은 2년 전에 폐암으로 세상을 떠난 아버지 제리 왓슨을 떠올리며 생애 첫 메이저대회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왓슨은 "드디어 꿈이 이뤄졌다. (연장 2차전 상황)티샷이 숲으로 들어갔지만 라이가 괜찮았다. 갭 웨지로 훅샷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왓슨은 대회 최종 라운드에서 감동의 드라마를 연출했다.
선두에 3타 뒤진 4위로 마지막 라운드를 출발한 왓슨은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장타를 앞세워 우승 경쟁에 뛰어들었다. 13번홀부터 16번홀까지 4홀 연속 버디를 잡는 등 버디 6개와 보기 2개로 4타를 줄여 루이 웨스트호이젠(남아공)과 10언더파 278타로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승부를 펼쳤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첫 번째 연장전에서 파로 우승을 결정하지 못한 왓슨은 10번홀(파4)에서 벌어진 연장 2차전에서 드라이버샷이 나무 숲으로 들어가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 하지만 왓슨은 환상적인 웨지샷으로 파를 잡아 보기에 그친 웨스트호이젠을 따돌리고 '그린 자킷'의 주인공이 됐다. 마이크 위어(캐나다), 필 미켈슨(미국)에 이어 마스터스 역대 세 번째 왼손 골퍼 우승이다. 우승 상금 144만달러(약 16억3,000만원)를 받아 시즌 상금 랭킹 1위(312만4,138달러)에 올랐다. 페덱스컵 랭킹은 2위로 점프.
18년 만에 마스터스 사상 네 번째로 더블 이글(파5에서 2타 만에 홀컵에 넣는 것)을 기록한 웨스트호이젠은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렀다. 웨스트호이젠은 2번홀(파5ㆍ575야드)에서 253야드를 남겨두고 4번 아이언으로 친 두 번째 샷이 그린 주변에 떨어진 뒤 27m를 굴러가 더블 이글(알바트로스)를 잡아냈다.
2003년 프로로 전향한 왓슨은 PGA 투어에서 가장 멀리치는 왼손 골퍼다. 올해도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가 313.1야드로 1위다. 페어웨이 안착률은 58.08%로 134위이지만 그린 적중률은 73.61%로 2위다.
2010년 트레블러스 챔피언십에서 첫 우승을 차지한 왓슨은 지난해 파머스 인슈어런스와 취리히 클래식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번 마스터스 토너먼트 우승을 포함해 PGA에서 통산 4승째를 기록했다.
2008년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한 왓슨은 그 해 20위를 차지한 것이 최고 성적이었다.
왓슨은 아버지에 대한 남다른 사랑으로 유명하다. 그는 2010년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뒤 투병 중인 아버지에게 우승컵을 드린다고 소감을 밝혔고, 지난해 파머스 인슈어런스 우승 인터뷰 도중에는 돌아가진 아버지를 떠올리며 눈물을 쏟기도 했다.
네 번째 마스터스 우승을 노렸던 미켈슨은 8언더파 280타를 쳐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매트 쿠차(미국), 페테르 한손(스웨덴)과 함께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신구 골프 황제'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타이거 우즈(미국)는 나란히 5오버파의 부진한 성적으로 공동 40위로 대회를 마쳤다.
한국(계) 선수 중에는 재미동포 나상욱(29ㆍ타이틀리스트)이 2언더파로 공동 12위를 차지했지만 새내기 배상문(25ㆍ캘러웨이)은 4라운드에서 5타를 잃고 최종 합계 4오버파 292타로 공동 37위에 그쳤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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