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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에 벌써 변성기 소년합창단들 '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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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세에 벌써 변성기 소년합창단들 '비명'

입력
2012.04.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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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사병과 30년 전쟁(1618~1648ㆍ구교도와 신교도 사이의 종교전쟁)을 견뎌낸 독일 라이프치히 성 토머스 소년합창단이 단원들의 변성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단원들의 변성기가 시작되는 나이가 점차 어려지면서 합창단의 트레이드마크인 미성의 소년이 갈수록 줄고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는 "올해 창립 800주년인 유서 깊은 성 토머스 합창단이 단원들의 변성기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유수의 다른 소년 합창단도 비슷한 어려움에 처해있다"고 8일 보도했다.

성 토머스 합창단은 연령대가 9~19세인 97명의 단원들이 가장 낮은 베이스부터 가장 높은 소프라노까지 여러 음역의 목소리로 완벽한 하모니를 빚어내지만 무엇보다 청중의 귀를 사로잡는 것은 '천상의 목소리' 같은 어린 소년의 미성이다. 그러나 변성기가 일찍 찾아오면서 소년들이 미성을 낼 수 있는 기간이 점차 짧아지고 있다. 예전보다 단원들의 발육 상태가 좋아진 것이 원인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하게 밝혀진 것은 없다.

합창단 감독 스테판 알트너는 "소년들이 대개 9세에 합창단에 들어오는데 음악 훈련을 시킬 수 있는 기간이 12세까지로 줄어들었다"며 "내가 단원 활동을 시작한 1993년만 해도 대부분 14, 15세에 변성기를 겪었지만 이제는 13세만 돼도 목소리가 변해 훈련을 할 수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전에 비해 훈련 기간이 짧은데다, 높은 음역을 맡은 단원의 나이가 어려지다 보니 곡에 담긴 감성을 충분히 표현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코펜하겐 합창단 학교의 모겐스 할켄은 "음악적 역량으로 보자면 나이 많은 단원일수록 곡 해석 능력이 뛰어나다"고 말했다. 합창단 감독들이 가급적 변성기 직전의 소년을 캐스팅 하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1212년 성 토머스 교회 부속 수도학교로 시작한 이 합창단은 '음악의 아버지' 요한 세바스티안 바흐가 27년(1723~1750)간 지휘자로 활동해 '바흐의 합창단'으로도 불린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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