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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한 대표의 무책임한 '김용민 사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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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 한 대표의 무책임한 '김용민 사과'

입력
2012.04.0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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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가 김용민(서울 노원갑) 후보 막말 파문에 대해 7일 밤 처음으로 공식입장을 표명했다. "김 후보의 과거 발언은 이유 여하를 불문하고 분명 잘못된 것"이며 지지자들과 국민에게 "마음의 상처를 드려 죄송하다"는 내용이다. 그러나 초미의 관심사인 김 후보의 거취에 대해서는 "사퇴를 권고했으나, 김 후보는 유권자들에게 심판 받겠다는 입장"이라며 "거듭 국민 여러분께 죄송하다"고 하는 데 그쳤다.

사안의 중대성에 비춰 제1 야당의 대표로서 무책임하고 어정쩡하기 짝이 없는 태도다. 다양한 야권세력의 연합체라는 태생적 요인에서 비롯된 리더십의 한계일 수는 있다. 새누리당이 자당 후보의 표절 문제는 접어두고 민간인 불법사찰 사건으로 불리해진 판세를 뒤집기 위해 김 후보에게 과도한 공세를 퍼붓는 것도 좋아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민주당이 최소한의 자질 검증 절차도 없이'나꼼수'열풍에 기대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후보를 전략공천한 책임을 이런 식으로 두루뭉술하게 비켜갈 수는 없다.

이미 매를 맞을 만큼 맞은 상태에서 사퇴를 강제하면 나꼼수 세력과 젊은 층의 반발만 불러 손해라는 계산을 했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의석 몇 석을 놓치더라도 명분과 도덕성을 잃지 않는 의연함이 책임 있는 공당에는 더 중요하다. 당의 도덕적 품위 문제인 만큼 "본인이 사퇴하지 않겠다면 당이 후보를 더 이상 지원하지 않겠다는 명쾌한 입장을 내놓아야 한다"(이해찬 특별선대위원장)는 의견이 당내에 없지 않았다. 그러나 결국 어정쩡한 입장 표명에 그침으로써 무기력한 리더십을 그대로 노출했다.

당의 사퇴 권고와 비난 여론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는 어제 트위터를 통해"이제부터 진짜 싸움을 다시 시작합니다"고 불퇴전의 의욕을 보였다. 새롭게 불거진 교회비난 발언 논란 속에 원로 목사인 아버지와 함께 선거구내 한 교회에서 예배를 보기도 했다. 과거 언행에 깊은 반성과 사과의 뜻을 밝히긴 했지만 그 모습이 유권자들에게 좋게 비치기는 어렵다. 국민여론과 사리를 외면한 민주당과 김 후보는 결국 유권자들이 심판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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