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한 도시에서 흑인 3명이 연쇄 총격 사건으로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지난달 플로리다주에서 일어난 흑인 소년 트레이본 마틴 피살 사건 등 흑인을 노린 범죄가 연이어 발생해 미국 내 흑백갈등이 더욱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6일(현지시간) 오클라호마주 털사에서는 5건의 총격 사건이 발생해 흑인 3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경찰당국은 사건 발생 이틀 후인 8일 새벽 1시47분께 털사 북부의 한 주택에서 백인 용의자 잭 잉글랜드(19)와 알빈 와트(32)를 1급 살인혐의 등으로 긴급 체포했다. 경찰은 용의자들을 상대로 정확한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총격이 발생한 장소는 반경 5㎞이내로 희생자들은 모두 집 앞이나 도로변에서 변을 당했다. 목격자 증언에 따르면 용의자들은 흰색 픽업트럭을 몰며 피해자들에게 길을 물어본 후 총을 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총격 사건의 첫 번째 사망자는 6일 새벽 1시에 발견됐고, 한 시간 후 두 번째 사망자가 발생했다. 마지막 사망자는 같은 날 오전 8시에 발견됐다. 다른 흑인 2명은 길을 가다 총격으로 부상당했다. 현지 경찰은 "경찰 경력 30년 동안 좁은 지역에서 이렇게 짧은 시간에 많은 총격 사건이 일어난 건 처음 본다"고 말했다.
경찰은 이번 사건이 흑인을 노린 인종증오 범죄에 무게를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척 조던 털사 경찰서장은 "정황상 증오범죄로 보일 가능성은 높지만 아직 판단하기에는 이르다"며 말을 아꼈다. 경찰은 익명의 제보자가 용의자에 대한 단서를 줬으며, 7일 오후부터 용의자를 추적해 검거했다고 말했다.
abc방송은 10대 용의자인 잉글랜드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을 인용해 그의 아버지 칼 잉글랜드가 2년전 흑인에 의해 살해된 것으로 보인다며 보복 살해 가능성을 언급했다.
전국유색인지위향상협회(NAACP) 털사 지부장인 워런 블랙니 목사는 "백인이 흑인이 많이 사는 지역으로 들어와 무차별적으로 총을 쐈다"며 "많은 사람이 증오범죄라고 믿고 있다"고 우려했다.
류호성 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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