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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SM 휴업 첫 날/ "대형슈퍼 갔다 허탕친 손님들 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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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SSM 휴업 첫 날/ "대형슈퍼 갔다 허탕친 손님들 왔지만…"

입력
2012.04.08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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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전엔 파리만 날렸는데 오늘은 시장 앞 슈퍼가 쉬어서 손님들의 제법 많네요."

8일 오후 서울 성북구 돈암제일시장에서 만난 건어물 상인 강병홍(55)씨는 가게 입구에서 물건을 고르는 손님들을 보며 안도의 숨을 내쉬었다.

지하철 4호선 성신여대입구역와 가까워 늘 손님으로 북적이던 이 시장에 그늘이 지기 시작한 건 3년 전. 기업형슈퍼마켓(SSM) 3,4곳이 몰려 들면서 매출은 가파르게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날은 서울에서 SSM 의무휴업이 시행된 첫 날. 서울에서 의무휴업 관련 조례가 만들어진 곳은 성북구와 강동구 2곳인데, 상위법령이 공포됨에 따라 두 자치구에 위치한 총 25곳의 SSM이 일요 의무휴업에 들어갔다.

물론 전통시장에 한꺼번에 많은 손님이 몰린 건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 변화가 보이기 시작한다는 게 이곳 상인들의 얘기다. 청과물 상인 이모(45)씨는 "보통 토요일 저녁에는 남은 과일을 처분하려고 억지로 싸게 팔았지만 오늘 판매물량을 미리 보관해둔 탓에 오늘은 정가로 판매하고 있다"며 "SSM에 들렀다 허탕친 손님들이 많이 사갔다"고 말했다.

하지만 낙관은 금물. SSM 역시 월 2회 휴무에 맞게 새로운 방안을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석훈 제일시장 상인회장은 "최근 SSM들이 대단위 아파트단지 내에 들어서는 추세라 이들이 휴일 전후 할인행사를 하면 굳이 시장까지 나오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길음뉴타운 8단지 상가에 들어선 GS슈퍼마켓에는 오렌지, 사과 등을 의무휴업일 전날과 다음날에만 대폭 할인한다는 현수막이 나붙었고 서울 강동구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성내점에도 휴업 전후 이틀만 포인트를 5배씩 적립한다는 포스터가 붙었다.

성북구 돈암2동에 사는 40대 주부는 "일요일마다 장을 봤지만 어제 저녁 SSM에서 30% 가까이 할인행사를 하길래 이용했다"며 "휴업을 해도 소비자들이 전통시장으로 바로 가지는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상인들도 한 달에 두 번 문을 닫는 것만으로 전통시장이 저절로 살아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 박석훈 상인회장은 "농수산물은 확실히 전통시장이 가격경쟁력이 높기 때문에 어린이 도서관ㆍ공동화장실 등 시설이 갖춰지면 고객이 더 늘 것"이라고 말했다. 길음시장의 한 상인은 "재래시장이 50~60대만 오는 곳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젊은 주부들을 상대로 홍보를 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단골이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한편 넷째주 일요일인 22일부터는 조례가 제정된 기초단체에서 SSM 뿐 아니라 대형마트들도 휴무에 들어간다.

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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