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최대성(27)이 약 4년 만에 강속구 쇼를 재현하며 사직구장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최대성은 지난 7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한화와의 개막 2연전에서 최고 시속 157㎞의 강속구를 잇따라 내리 꽂았다. 7일엔 3-1로 앞선 6회초 2사 2ㆍ3루에서 등판, 7개의 직구를 연달아 던졌고 8일에도 13개의 투구수 중 8개를 직구로 던져 1이닝을 1안타 무실점으로 막았다. 장성호, 김태균, 최진행 등 리그를 대표하는 한화 강타자들은 최대성의 빠른 직구를 좀처럼 공략하지 못했다.
지난 2008년 7월 팔꿈치 수술을 받은 뒤 4년 만에 실전 등판한 최대성은 최동원, 박동희 이후 모처럼 등장한 롯데의 오른손 파이어볼러다. 한국프로야구 비공인 최고 시속은 지난 2007년 5월10일 인천 SK전에서 던진 158㎞. 마음만 먹으면 그 이상도 던질 수 있다.
현재 8개 구단에는 KIA의 한기주(159㎞), SK의 엄정욱(158㎞) 등 내로라하는 강속구 투수들이 있다. 하지만 각각 부상과 수술로 최고 시속이 줄었고 140㎞ 후반대의 직구로 어깨와 팔꿈치를 보호하고 있다. 올 시즌 최고의 '토종' 파이어볼러는 단연 최대성인 셈이다.
주목할 점은 직구 평균 시속이다. 최대성은 신체조건이 183㎝, 98㎏로 특출나게 뛰어난 편은 아니다. 본인도 "남들 보다 악력이 좋거나 어깨, 손목 힘이 좋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어떻게 빠른 공을 던질 수 있는 건지는 나도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개막전에서 던진 직구(19개)의 평균 시속은 무려 152.68㎞였고, 150㎞가 넘지 않은 직구는 4개에 불과했다. 8일 역시 직구 평균 시속이 151.75㎞에 달했고 단 한 개의 직구만 150㎞가 넘지 않았다. 경기 후 "100%의 힘으로 던지지 않았다. 제구에 중점을 두고 시속을 조금 줄였다"고 했으니, 최고 시속과 평균 시속이 더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롯데는 현재 최대성을 미래의 마무리 후보로 점 찍고 있다. 공익근무요원으로 군복무를 하기 전에는 직구 제구에 애를 먹었지만 윤형배 2군 투구 코치의 조언으로 투구 폼을 바꿔 지금은 제구가 안정됐다. 이번 2연전에서는 상대 중심 타선을 상대로 연이어 등판해 팀 내 비중이 서서히 늘고 있음을 보여줬다.
최대성은 8일 "예전에는 왼 다리를 들어 올리자마자 공을 던졌다. 그러나 지금은 오른 발에 힘을 모아 하체 위주의 피칭을 하고 있다"며 "부모님께서 자만하지 말라고 하신 만큼 풀타임을 뛰며 팀에 보탬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직구와 곁들일 변화구 제구에 조금 더 신경을 쓰겠다. 2007년만 해도 마운드에서 너무 생각이 많았는데 지금은 편하게 던지고 있다"며 "부산 팬들의 기대치를 잘 알고 있다. 올 시즌 반드시 보답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부산=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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