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말 파문으로 후보직 사퇴 압박을 받아 온 민주통합당 김용민(서울 노원갑) 후보가 6일 선거를 완주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자신을 향한 비판 여론을 의식한 듯 "완주"라는 말을 직접 하지는 않았지만 캠프 관계자의 입을 빌려 사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김 후보는 이날 오전 경로당을 찾는 것으로 중단했던 유세 활동을 4일 만에 공식 재개했다. 캠프 관계자는 "노인 비하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데 대해 석고대죄하는 심정으로 찾았다"고 했다. 월계동의 한 아파트단지 내 경로당을 찾은 김 후보는 무릎을 꿇고 눈시울을 붉히며 반성의 뜻을 전했다. 오후에도 김 후보는 경로당 두 곳을 더 찾았다.
하지만 주민들의 반응은 세대를 구분하지 않고 여전히 싸늘했다. 공릉동 주민 강모(55)씨는 "나도 부모와 딸이 있는 사람인데 입에도 담지 못할 저급한 말을 내뱉은 사람이 우리 지역구 후보라니 창피하다"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노원구 주민 대학생 안정현(22ㆍ여)씨는 "진정으로 노원구민을 위한다면 사퇴하는 길밖에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후보의 거듭된 사과에도 노원 지역 경로연합회 회원 500여명은 7일 오후 2시 후보 선거사무실 앞에서 대대적인 항의 집회를 열 예정이다.
김 후보는 이날 수염도 깍지 못해 초췌한 모습이 역력했다. 욕설도 거침없이 일삼으며 목소리를 높였던 자신만만한 모습은 온데간데 없었다. 점심 식사를 마치고 나온 김 후보는 사퇴 여부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힘 없는 목소리로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고 되물었다. 다음은 김 후보와의 문답.
-현재 심경은 어떤가.
"당연히 제가 감수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후보직을 사퇴할 것인가. 총선 완주를 할 것인가.
(김 후보 머뭇거리자 김 후보 캠프 소속 문상모 서울시의원이 대신 답변)
"한번 후보가 되면 맘대로 사퇴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노원갑은 한 지역구 선거가 아니고 이명박 정부 실정을 심판하는 선거다. 그래서 우리가 끝까지 가겠다는 것이다."
-김 후보도 완주할 생각인가.
"말씀하신 대로다. (문 의원의 말에) 동의한다. 앞으로 어떻게 할지 두 시의원이 캠프의 총의를 모아서 방향을 정할 것이다."
-민주당에서 사퇴 요구가 있었느냐
"당에서 아무 연락도 없었다. 전혀 들은 바 없다."
-나꼼수팀과 상의해서 완주 결정을 한 것인가.
"후보 출마는 나꼼수팀과 함께 논의했지만 사퇴 여부에 대해서는 상의하지 않았다."
-이 지역구 출신의 정봉주 전 의원은 뭐라고 말하는가.
"감옥에 간 지 오래 돼서…"
강윤주기자 k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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