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승패는 곧 이번 총선의 승패다. 여야 관계자들과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이견 없이 동의하는 검증된 명제다. 역대 총선의 결과가 그랬다. 18대 총선에서 당시 한나라당은 서울 48곳에서 40석을 석권했다. 전체 판세도 당연히 한나라당의 압도적 승리로 이어졌다. 17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16석을 얻는 데 그친 것에 비해 열린우리당이 32석을 차지했다. 17대 총선의 승리는 열린우리당에게 돌아 갔다.
서울은 정국의 흐름에 민감하다. 그만큼 변덕도 심하다. 여론조사 전문가들이 "서울 승패가 어느 쪽으로 기울지 아직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이유다.
총선을 5일 앞둔 6일 각종 여론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한 여야의 분석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서울에서 11곳을, 민주당 등 야권은 20곳을 우세 혹은 경합우세 지역으로 꼽고 있다. 야당 우세가 두 배 정도 많은 셈이다. 정권 말 유권자들의 여당 심판 성향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 물론 여야가 꼽는 경합 지역 13~15곳의 승패가 막판에 어떻게 갈리느냐에 따라 새누리당이 선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의 한 가운데 종로와 중구의 승부는 혼전 그 자체다. 여야 모두 경합지라는 데 이견이 없다. 여론조사 결과도 오락가락이다. 용산의 경우 새누리당은 경합우세, 민주당은 경합열세로 보고 있다.
서울 동북권에선 대체로 새누리당 열세, 민주당 우세 분위기다. 새누리당은 '경합우세'라고 내놓을 만한 곳도 없다. 다만 새누리당은 권영진 후보가 나선 노원을이나 홍준표 후보가 나선 동대문을, 김동성 후보가 나선 성동을 등을 경합지로 분류하고 "잘하면 이길 수 있다"는 기대를 품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추미애 후보의 광진을과 인재근 후보의 도봉갑에서 승리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통합진보당은 노회찬 후보가 출마한 노원병을 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서북권에서는 새누리당이 비교적 선전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정두언 후보가 나선 서대문을과 이재오 후보가 출마한 은평을을 경합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승리를 기대하고 있다. 새누리당 이성헌 후보와 민주당 우상호 후보가 맞붙는 서대문갑은 여야 공히 인정하는 초박빙 접전 지역이다. 문화일보가 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36.7%(이 후보) 대 35.3%(우 후보)가 나왔다. 민주당은 정청래 후보가 나선 마포을을 우세 지역으로, 노웅래 후보가 나선 마포갑을 경합우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서남권에서는 민주당이 전반적으로 유리하다. 민주당은 구로을(박영선)과 금천(이목희) 동작갑(전병헌)의 승리를 낙관하고 있다. 구로갑(이인영) 등도 경합우세로 분류하고 있다. 새누리당은 '텃밭' 양천갑에서조차 우세 분석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새누리당 권영세 후보와 민주당 신경민 후보가 맞붙는 영등포을은 초경합 지역이다. 방송3사의 여론조사에선 권 후보가 앞섰고, 서울신문 조사에선 신 후보가 앞섰다. 새누리당은 그나마 정몽준 후보가 출마한 동작을을 우세지로 분류하고 승리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른바 '강남벨트'가 있는 동남권에선 새누리당이 압도적으로 유리하다. 강남갑ㆍ을과 서초갑·을, 송파갑·을 등 6곳에서 새누리당은 우세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은 김을동 후보가 출마한 송파병에서도 승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신동우 후보가 나선 강동갑의 경우 경합으로, 정옥임 후보가 출마한 강동을은 경합열세로 분석하고 있다. 민주당은 강남벨트 전반에서 열세를 인정하면서도 정동영 후보가 나선 강남을과 천정배 후보의 송파을을 경합열세 지역으로 분류하고 있다.
이동훈기자 dhlee@hk.co.kr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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