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면서도 아름다운 다완(茶碗)의 매력을 알아보는 일본인이 많아 놀랐습니다."
임진왜란 이후 명맥이 끊어지다시피한 고려 다완의 재현에 노력해 온 전승도예가 이규탁(51)씨가 일본 도쿄의 다카시마야백화점 니혼바시점에서 전시회를 열고 있다.
경기 이천에서 고산요를 운영하는 이씨는 일본 진출을 위한 교두보로 이 백화점 갤러리의 문을 두드린 지 5년 만에 전시회를 열게 됐다. 이 갤러리는 일본 작가에게도 쉽게 공간을 내주지 않을 정도로 깐깐하다. 이씨는 "갤러리 측이 전시를 허락하지 않아 수 차례 작품을 보내 평가를 요구했다"며 "일본 다완과 다른, 고려 다완의 색채에 매료됐다는 답변과 함께 전시를 허락받았다"고 말했다.
1978년 고교 3학년 시절, 임진왜란 당시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도공 후손의 도자문하생으로 도예에 입문한 그는 91년 이천에 고산요를 설립해 전통 도예 재현에 주력했다. 이씨는 "다완은 차를 마시는 도구이지만 아름다움이 깃든 작품이기도 하다"며 "일본인이 한국 다완을 경험할 수 있게 돼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완 80여점을 선보이는 전시회는 10일까지 계속된다.
도쿄=한창만특파원 cmha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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