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주미얀마 미국 대사로 데릭 미첼(사진) 미얀마 특사를 지명했다고 미국의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 인터넷판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지난해 4월부터 미얀마 특사로 활동 중인 미첼은 미국에서 최고의 미얀마 전문가로 통한다.
포린폴리시는 이날 미 국무부 고위층의 말을 통해 "미얀마 정부에 데릭 미첼의 인준을 요청했다"면서도 "이는 형식적 절차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그러나 정확한 파견 날짜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미국 정부가 미첼을 지명한 것은 미얀마가 1일 민주선거를 성공적으로 치른 데 따른 보상의 성격이 강하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미 4일 신임 대사 파견과 투자 규제 완화 등을 미얀마에 약속했다. 미국은 1988년 미얀마 군부가 민중항쟁 시위대를 탄압하자 대사급 외교관계를 단절했으며, 1990년 아웅산 수치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이 총선에서 압승했지만 군정이 그 결과를 무시하자 고위급 인사의 여행 금지, 금융서비스 제공 금지, 자산 동결 등의 제재 조치를 취했다. 따라서 24년 만에 대사를 파견하는 것은 외교 관계의 정상화와 경제 제재의 완화를 의미한다.
미첼 지명자는 오바마 정부에서 아시아태평양지역 방위담당 수석 등을 지낸 아시아 전문가다. 미국 최초의 미얀마 특사로 활동하면서 세 차례 현지를 방문, 미얀마 정부가 정치범을 석방하고 서민 실생활에 필요한 소액금융을 지원하도록 힘을 보탰다.
전문가들은 미첼이 양국 관계에서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권단체 휴먼라이트워치의 톰 말리노우스키 워싱턴 사무국장은 "미첼은 아웅산 수치와 좋은 관계를 맺고 있다"며 "미얀마 경제 제재 해제의 기준이 될 개혁의 진정성을 그가 잘 파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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