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는 전통적으로 IT업계의 비수기이다. 추수감사절에서 크리스마스, 신년에 이르는 연말이 연중 최대 성수기이다 보니 1분기엔 원래 판매가 부진하다. 게다가 올해는 유럽재정위기까지 겹쳐 대부분 기업들의 실적악화가 예상됐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올 1분기 사상 최대의 실적을 냈다. 성수기인 연말보다도 흑자폭이 컸다. 특히 스마트폰 분야에선 애플을 제치고 1위 자리를 다시 탈환했다. 시장도 이런 실적에 놀라움(어닝 서프라이즈)을 표시했다.
삼성전자는 1분기 실적 잠정집계 결과, 5조8,0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6일 밝혔다. 사상 최대 기록이었던 작년 4분기(5조3,000억원)보다도 9.4% 늘어난 액수. 작년 1분기와 비교하면 무려 배 가까이(96.6%) 급증했다.
매출은 45조원대이었다. 지난해 4분기보다는 4.9% 감소했지만 전년동기에 비해선 37% 증가했다.
일등공신은 역시 스마트폰, 그 중에서도 '갤럭시 노트'의 힘이 컸다. 일반 스마트폰보다는 크고 태블릿PC보다는 작은 5.3인치 대화면을 장착한 갤럭시노트는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며 출시(2011년10월) 5개월 만에 500만대의 누적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미국 투자기관인 캐너코드 제누이티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 노트 호조에 힘입어 올 1분기 약 4,1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 3,260만대에 머문 애플을 제치고 1위에 복귀한 것으로 점쳐진다. 삼성전자의 무선사업부는 1분기에 갤럭시노트에서만 1조원 등 약 3조5,000억원을 웃도는 영업이익을 내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60% 이상을 만들어낸 것으로 알려졌다.
반도체도 효자였다. 일본반도체 업체인 엘피다가 쓰러지면서 추락하던 D램 가격이 상승세로 돌아선데다 스마트폰 및 태블릿PC용 낸드플래시 수요도 살아나, 1조3,000억원대의 이익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TV쪽도 흑자를 냈다.
다만 LCD등 디스플레이 부분에선 여전히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수기에 글로벌 경기 침체까지 진행 중인 상황 속에서도 올해 1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가져올 수 있었던 것은 그 동안 연구개발(R&D) 등에 투자해 온 데 따른 결실"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총 33조원을 시설확충과 R&D에 쏟아 부었다.
한 시장관계자는 "휴대폰과 반도체 등 주력 사업 분야의 2분기 전망도 좋은 편이어서 더 많은 흑자가 것으로 보인다"며 "지금 추세라면 연간 영업이익 20조 시대 개막도 가능해 보인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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