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물소 털을 빗질하고 염소 털을 깎아 줍니다. 하지만 불가촉천민 머리카락은 깎아 주질 않아요. 차라리 목을 잘라 버리는 게 더 낫다고 생각하죠."
빔라오 람지 암베드카르(1891~1956)는 '달리트'(억압받는 자)로 불리는 인도 불가촉천민의 영웅이다. 힌두교에서 '더러움'으로 규정해 동물보다 더 천하게 여기는 달리트로 태어나 평생을 계급 차별에 항거하는 운동을 벌였고 영국에서 독립한 인도의 초대 법무 장관이었으며 인도 헌법의 초안을 작성했다.
<버려진 자들의 영웅> 은 인도에 간디보다 더 동상이 많다는 그가 100년 전 겪은 차별의 실상을 '물' '쉴 곳' '여행'이라는 세 가지 주제로 엮어낸 독특한 만화책이다. 중부 인도 부족의 화법(畵法)을 이어받은 작가들은 만화의 기본 틀인 사각에서 해방돼 인도 전통예술을 한껏 살려 가며 지금도 남아 있는 계급 차별을 고발한다. 두르가바이 브얌 등 그림, 스리비드야 나타라잔 등 글. 정성원 옮김. 다른ㆍ108쪽ㆍ1만 3,000원. 버려진>
김범수기자 bs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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