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고 있니 너?ㆍ성, 스러운 그녀/듀나 외 11인 지음/ 우리학교 발행ㆍ각권 168쪽ㆍ각권 1만원
청소년기 사춘기를 ‘시술’로 없앨 수 있는 세상, 연우는 이 시술을 받지 않은 유일한 학생으로 넘치는 혈기를 주체하지 못해 학교에서 크고 작은 소동을 일으킨다. 벌써 네 번째 교장실로 호출 받은 연우. 교장은 ‘나도 그 시절 겪어봤다’는 투로 시술을 권한다.
“교장선생님 때는 어떠셨나요? 이 시기요. 사춘기 때요.” “난장판이었지. 옛날 학교영화 같았어.” “재밌었나요?” “글쎄, 모르겠다. 그럴 수도 있지.” “요새 (시술 받은) 아이들이 손해 보고 있다고 생각하세요?” 교장은 얼굴을 찡그렸다. “미쳤니?”’ (150쪽)
아이가 자연스럽게 성장하길 바라는 아빠는 시술을 막으려 교장을 만나지만, 아이는 결국 시술을 받게 되고 주사액과 함께 ‘나노봇’이 연우의 뇌에 들어간다. 시술 후 일주일, 연우는 그 세계 여느 10대들처럼 명료하고 절제된 아이로 자란다.
SF소설가 듀나의 단편 ‘사춘기여 안녕’은 최근 청소년소설에 단골로 등장하는 왕따, 폭력, 성폭행, 낙태 같은 자극적인 소재를 끌어들이지 않으면서도, 요즘 10대가 관심가질 만한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려준다. 그리고 묻는다. 강제로 사춘기를 없애 청소년의 탈선을 막는다면, 이 시술은 윤리적으로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인가. ‘아이를 자연스럽게 키우겠다’는 연우 아빠의 의지는 연우의 시술 권리를 박탈하는 것인가.
온라인청소년문학관 ‘글틴’에 연재된 청소년소설을 묶은 소설집 시리즈 ‘청소년을 위한 소설심리 클럽’은 10대들의 고민을 5개 테마로 나눠 소개한다. 이번 주 발간된 는 자아정체성, 성과 사랑의 문제를 다루고 있다. 듀나를 비롯해 로맨스작가 강지영, 무협작가 진산 등 장르문학 작가들과 박상률, 김해원 등 청소년소설 작가 12명이 썼다. 현직 교사들이 이 소설들을 먼저 읽고, 10대들이 생각해 볼 만한 질문들을 각 소설 끝에 덧붙였다. 청소년 독자들이 소설 속 주인공을 통해 정서적 공감을 얻고 자신들의 상황을 객관적으로 생각해볼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앞으로 관계와 소통, 성취와 좌절 등을 다룬 세 권이 더 출간된다.
이윤주기자 miss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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