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가 '몰래 카메라 사기도박 사건'으로 사상 초유의 임시휴장을 결정하는 등 사태진화에 나섰지만 비난 여론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강원랜드 비상대책위원회는 10일 오전 6시부터 다음날 오전 10시까지 카지노를 임시 휴장하고 관련기기 및 시스템을 점검키로 했다고 5일 밝혔다. 카지노가 문을 닫기는 2000년 10월 28일 개장 이래 처음이다.
이번 점검에는 국제게임기구검증기관(GLI)과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게임기 제조사 관계자 등 국내외 전문가 39명이 참여해 셔플기(카드를 섞는 기계)와 슈박스, 슬롯머신 등 전체 1,092개 테이블 및 게임기에 불법장치가 설치됐는지를 확인한다.
강원랜드는 이날 임시휴장으로 30억원 정도의 손실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강원랜드가 당초 계획한 카지노 게임장 증설 꿈이 사실상 물거품 되는 것은 물론 경영진에 대한 문책성 인사가 단행될 조짐이어서 내부적으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강원랜드는 임시휴장일인 10일 전 임직원이 참석해 자정결의대회를 열 계획이지만, 직원들이 여전히 동요하는 등 어수선한 분위기이다. 한 직원은 "내부 연루자가 더 있어 수사가 어디까지 확대될지 모른다는 얘기가 계속 흘러나오고 있다"며 "상사나 동료 조차 서로를 신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투명 경영을 기치로 내세웠던 강원랜드에 대한 지역주민들의 쓴 소리도 쏟아지고 있다. 최경식 정선 사북남면지역살리기 공동추진위원장은 "앞서 수 차례 대형 비리가 터졌는데도 근절대책이 없어 결국 이 지경이 됐다"며 "3년 넘게 이어진 사기도박 사건을 적발하지 못한 간부들은 책임을 지고 하루 빨리 물러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정선경찰서는 6일 중간 수사결과를 발표한다.
정선=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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