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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몰레드 TV 기술' 삼성·LG 공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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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몰레드 TV 기술' 삼성·LG 공방

입력
2012.04.0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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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디스플레이(LGD)가 인력 스카우트를 통해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의 최신 아몰레드(AMOLEDㆍ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 TV 기술을 빼돌린 것으로 경찰조사 결과 드러났다. 삼성은 공식성명을 통해 LG경영진에 대한 원색적 비난과 함께 공개사과까지 요구하는 이례적으로 초강경대응에 나섰다.

경기지방경찰청 산업기술유출수사대는 SMD의 대형 아몰레드 TV제조 기술을 넘겨 받은 LGD 임원 등 5명과 SMD 전ㆍ현직 연구원 6명 등 총 11명을 검거했다고 5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구속된 조모(46ㆍ부장급)씨는 SMD에서 대형 아몰레드 TV의 핵심공정을 담당했는데, 2010년8월 LGD측으로부터 임원 대우 스카우트 제안을 받고 SMD기술을 넘겨준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같은 해 11월 SMD를 퇴사한 조모씨는 LGD측으로부터 1억9,000만원을 지원 받고 대형 아몰레드 TV 제조공정과 관련된 비밀 자료를 넘겨줬다. 조모씨는 특히 기대와 달리 LGD 임원 이직이 무산되자 중국 업체까지 접촉하면서 아몰레드 TV 핵심 공정기술 유출을 시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박모씨(40ㆍ여) 등 전 SMD 연구원 3명도 지난해 5월부터 12월 사이 순차적으로 퇴사해 LGD로 이직한 다음 아몰레드 TV 핵심 공정 기술을 유출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강모(35)씨 등 2명의 현직 SMD 연구원으로부터 현재 SMD의 아몰레드 TV 연구개발 진행상황 등을 이메일과 문자메시지로 전달 받았다.

인력스카우트와 기술유출시도는 업계에서 종종 발생하고 있으며, 해당업체들도 조용히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삼성은 이례적으로 LG에 대해 초강경대응 방침을 천명하고 나섰다.

SMD는 이날 공식성명을 내고 "이번 기술유출 사건은 글로벌 기업인 LG 경영진이 기술력 부족을 단기간에 만회하기 위해 경쟁사의 기술 훔치기를 택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LG는 겸허하게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최고경영진의 성의 있는 사과와 부당 스카우트한 인력에 대한 퇴사 조치 등 책임 있는 후속조치를 취해 줄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기술유출사건과 관련해 공식성명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이 이처럼 전례 없이 LG를 비난하고 나선 건 아몰레드가 전자업계의 사활이 걸린 핵심기술이기 때문. 삼성그룹 수뇌부는 이번 기술유출사건을 보고 받고 크게 화를 냈으며,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대응하라고 주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관계자는 "이번 기술 유출로 시장을 3분의1 가량 잠식당할 수 있다고 가정할 때 피해 규모는 향후 5년간 최소 30조원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LG측은 삼성의 이례적 강경대응에 당황해 하면서도, 이번 사안은 단순한 인력이동으로 기술유출과는 무관하다는 입장이다. LGD 관계자는 "최근 3년간 우리 회사에서 SMD로 이동한 연구원의 숫자가 30명이 넘지만 이를 문제삼지 않았다"면서 "우리가 기술정보 입수를 목적으로 인력을 유인했다는 주장은 일방적인 흠집내기"라고 반박했다.

■아몰레드 TV란

LCD TV에 비해 동영상 응답 속도가 200배 이상 빠른데다 색상과 선명도도 월등해 '꿈의 TV'로 불린다. 자체 발광 특성을 갖고 있어, 별도 광원(백라이트)이 필요한 LCD TV와는 달리 훨씬 얇은 화면을 만들 수 있다. 이런 장점 때문에 아몰레드TV 시장규모는 올해 22만9,000대에서 2020년에는 6,800만대까지 급성장할 전망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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