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인도에 허를 찔렸다. 북한의 '광명성 3호'에 한 눈이 팔린 사이 인도가 핵 잠수함을 정식 취역시킨데 이어 사정거리 5,000㎞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시험발사 초읽기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동서 양쪽에서 진행될 미사일 발사를 속수무책으로 지켜봐야 할 처지에 놓였다.
중국의 속내를 간접 대변해온 매체인 환추왕(環球網)은 5일 파키스탄과 인도 언론을 인용, A K 안토니 인도 국방장관이 전날 인도 남동부 비사카파트남 해군기지에서 열린 핵 잠수함 '차크라 2호' 취역식에서 "차크라 2호는 인도 해군의 역량을 증대시키고 인도의 안정과 주권을 확보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고 비중있게 보도했다.
옛 소련 해군에서 '네르파'호로 명명됐던 차크라 2호는 인도가 무려 10억달러(1조1,270억원)를 주고 10년 동안 임대한 것이다. 이로써 인도는 미국 영국 러시아 프랑스 중국에 이어 6번째 핵 잠수함 보유국이 됐다.
국영 통신사 인터넷 사이트인 신화왕(新華網)는 이날 인도가 이달 중순까지 대륙간탄도미사일인 '아그니 5호'를 시험발사 하겠다고 공표한 사실을 재차 부각시켜 보도했다. 중국 언론들은 아그니 5호를 '레훠(烈火ㆍ사나온 불길) 5호'라고 부르면서 "기존 '아그니 3호'에 비해 사정거리가 2배 늘어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등 중국 전역을 겨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화왕은 또 "아그니 5호는 기차로 운반했던 이전 미사일과 달리 차량으로 이동할 수 있고, 정확도도 크게 향상됐다"고 분석했다.
중국 언론들은 "아그니 5호의 사정거리가 5,000㎞라지만 실제로는 8,000㎞에 달할 수 있다"며 "그럼에도 5,000㎞로 발표한 것은 중국을 겨냥한 것이란 신호"라고 진단했다.
인도가 아그니 5호의 시험발사에 성공할 경우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에 이어 세계에서 여섯번째, 아시아에서는 두번째, 남아시아에서는 첫번째 대륙간탄도미사일 보유국이 된다. 인도는 당초 핵 잠수함 취역과 미사일 시험발사를 동시에 하려다 주변국의 반발을 우려, 미사일 발사를 다소 늦춘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인도는 국경분쟁으로 과거 수차례 전쟁을 치르는 등 남아시아 패권을 놓고 경쟁하는 가상 적국이다.
베이징=박일근특파원 ikpar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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