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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변액연금 가입자 우롱하는 보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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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변액연금 가입자 우롱하는 보험사들

입력
2012.04.05 1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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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업계의 고질적 모럴 해저드(도덕적 해이)가 다시 불거진 느낌이다. 가입자를 모을 땐 간이라도 빼줄 것 같다가도 일단 보험료를 받아 챙기면 나 몰라라 하는 식 말이다. 금융소비자연맹에 따르면 국내 변액연금보험 60개 상품 중 6개를 제외한 54개의 수익률이 지난 10년(2002~2011) 동안 평균 물가상승률 3.19%에도 미치지 못했다. 변액연금보험 가입자는 현재 약 247만명. 보험사들은 서민들이 노후에 대비해 알뜰하게 적립한 연간 10조원의 수입보험료를 처삼촌 묘 벌묘하듯 무성의하게 방치했던 것 아니냐고 해도 할 말이 없게 됐다.

변액연금보험은 보험사가 수입보험료를 주식이나 채권 펀드 등에 운용해 성과에 따라 연금을 다르게 지급하는 만기 10년 이상의 장기 실적배당형 상품이다. 2002년 시판 이래 신뢰할 만한 수익 추구 활동을 통해 물가 상승에 따른 자산가치 하락 위험을 극복하겠다는 게 핵심 판매 슬로건이었다. 하지만 수익률이 물가상승률보다 높았던 상품은 10개 중 1개 꼴도 안 되는 것으로 파악된 것이다. 지난 10년 간 만기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가 4.4%이니, 보험사들은 은행 정기예금만도 못한 상품으로 가입자들을 우롱한 셈이 됐다.

보험사들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에 따른 투자시장의 침체를 탓하기도 하고, 실적 배당상품의 근본 특성을 들며 발뺌을 한다. 하지만 '우리아이 변액연금보험' 등 교보생명이 출시한 3개 상품이 한 개의 뒤처짐도 없이 모두 3~4%의 최상위 수익을 올리는 동안 특정 보험사 상품들은 모두 바닥권 수익률을 헤맨 걸 보면, 보험사의 성의와 책임감, 전문성에 따라 가입자의 손익이 갈렸음이 분명하다.

생명보험협회는 "판매 시기나 운용 기간이 각각 다른 상품들을 표준수익률이라는 동일한 기준으로 평가한 건 불합리하다"고 항변하지만, 상품 비교를 아예 하지 말자는 '물타기'에 불과하다. 단순한 모럴 해저드 문제를 넘어, 가입 권유 때 제시한 보장 청사진과 현격한 차이가 나는 변액보험상품에 대해 가입자의 권익을 보호해줄 조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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