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초대 중앙역경원장을 지낸 탄허(1913~1983ㆍ사진) 스님은 한국 역경사에 커다란 족적을 남긴 학승이다. 대표적인 업적이 1974년 빛을 본 47권 분량의 <신화엄경합론(新華嚴經合論)> . 불교 경전 중에서도 방대하기로 유명한 <화엄경> 원전 80권의 내용을 모두 우리말로 옮기고 통현(通玄)의 <화엄론> (40권), 징관(澄觀)의 <화엄경> 주석서(150권)를 간추려 주석까지 붙여 모은 책이다. 하루 14시간씩 약 10년에 걸쳐서 원고지 총 6만 2,500여 장에 이르는 작업을 혼자서 해냈다. 화엄경> 화엄론> 화엄경> 신화엄경합론(新華嚴經合論)>
탄허 스님 탄신 100년을 한 해 앞두고 학술대회와 어록집 등 그를 기리는 행사나 책 출간이 잇따르고 있다. 최근 출간된 <탄허록> (휴 발행)은 스님이 대담하거나 기고한 내용들 중에서 골라 묶은 어록집이다. 불교는 물론이고 유교와 도교에도 정통한 스님은 '진정한 자신'이 되기 위해서는 '우주관이나 인생관의 핵심, 즉 시공이 끊어진 자리인 자기의 근본 마음을 아는 데 있다'고 말한다. 소문난 예지력과 역학 공부를 바탕으로 한반도에서 위대한 인물이 나타나 통일을 실현하고 평화 국가를 건설한다거나, 미래에 지진이나 홍수 등으로 세계 인구의 60, 70%가 소멸한다고 한 예언들도 눈길을 끈다. 탄허록>
오대산 월정사와 한국불교학회는 27일 낮 12시30분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내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에서 '오대산 화엄의 특징과 탄허의 원융사상'을 주제로 학술대회를 연다. 행사에서는 자현 월정사 교무국장 스님이 '오대산 문수화엄 신앙의 특수성 고찰', 임상희 중앙승가대 연구원이 '탄허의 화엄사상'을 주제로 논문을 발표한다. 또 김광식 동국대 연구교수가 '탄허의 시대인식과 종교관 고찰'을, 김성설 동국대 불교학과 교수는 '탄허 스님의 도참설, 그 배경과 의의'를 발표하고 토론을 벌인다. 주최측은 "탄허 스님은 화엄교학의 대종장으로 새 시대의 새벽을 밝히신 선지식"이라며 "스님의 화엄철학과 원융관을 정리하는 것은 비단 과거의 정리만이 아닌 미래세계의 방향 제시에도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권대익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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