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현대카드와 손을 잡고 형편이 어려운 중ㆍ고생들을 대상으로 3개월 간 과외 봉사를 하는 재학생에게 한 학기 등록금 수준의 장학금을 지급하는 기부 사업을 벌인다.
서울대와 현대카드는 4일 이달 중순쯤부터 'SNU(서울대의 영문 이니셜)-현대카드 멘토 스쿨' 사업을 함께 진행키로 했다고 밝혔다. '멘토(조언자)'로 지정된 서울대 학생이 주말을 이용, 학교 인근 지역의 저소득층 중ㆍ고생들에게 학습 지도와 상담을 해주면 대학 측은 현대카드가 출연한 기부금으로 이들에게 장학금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서울대가 기업에 이런 방식의 기부 사업을 제안해 성사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를 위해 최근 58명의 멘토 신청자 중 지도 능력과 봉사 의지가 뛰어난 10명을 선발했다. '멘티(피조언자)' 50명은 서울 관악구와 영등포구 중ㆍ고교 10곳의 학생들 중 학습 의지는 있지만 집안 사정이 어려운 학생으로 학교당 5명씩 뽑았다. 14일부터 3개월 동안 멘토들은 주말마다 자기가 맡은 학교를 방문, 해당 학교 멘티 5명을 상대로 한 차례 3시간씩 영어와 수학 과목을 가르치게 된다.
또 이 기간 중 멘토와 멘티가 함께 서울대를 둘러보거나 문화ㆍ예술 행사도 관람하면서 정서적 유대감도 쌓는다. 멘티들이 멘토에게서 양질의 학습 기회를 제공 받는 건 물론 역할 모델까지 찾도록 해보자는 취지에서다. 멘토들은 각 360만원씩 장학금을 받고, 현대카드의 대학생 인턴십 지원 시 특전도 주어진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이번 사업의 장점은 기존 대학생 멘토링 사업들보다 장학금이 2~3배 많다는 것"이라며 "성과에 따라 연 8,000만원 선인 지원 규모의 확대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대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기업이 사회적 기부의 통로로 우수한 학생 자원을 갖고 있는 대학을 활용하는 모델"이라며 "기업은 기금 기부로 이미지 개선과 인재 선점 효과를 얻고, 재능 기부자인 학생과 지역사회도 실질적 혜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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