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00여건의 사찰문건이 담긴 USB(이동식 저장장치)의 소지자로 확인된 경찰청 보안국 소속 김기현(43) 경정이 "공개된 3개의 USB 중 2개는 경찰청 근무 당시 자료"라고 설명한 것으로 4일 알려졌다. 김 경정은 2005년부터 2007년까지 경찰청 감찰담당관실에서 근무했고, 2009년부터 2010년까지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에 파견됐다.
경찰청에 따르면 김 경정은 지난 3일 경찰청 감찰담당관실 조사에서 "언론을 통해 알려진 USB 3개 중 2개는 경찰청에 근무할 당시 자료를 참고용으로 저장해 뒀던 것"이라며 "일을 배우기 위해 선배들에게서 파일을 건네받거나 지방 출장을 가면서 USB를 사용했기 때문에 어떤 자료들이 들어있는지 나도 다 알지 못한다"고 진술했다. 사찰문건으로 공개된 2,619건 중 대다수는 김 경정이 2007년까지 저장했던 경찰 감찰자료라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김 경정은 USB가 외부로 알려진 경위에 대해서는 "총리실에 파견 근무를 가면서 참고하려고 가지고 있다가 2010년 검찰의 총리실 압수수색 때 USB 2개를 압수당했고 이후 나머지 1개를 검찰에 추가로 제출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준섭 경찰청 감찰담당관은 "문건을 경찰이 갖고 있지 않아 정확하게 알 수는 없지만 대부분은 경찰 대상 감찰 내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경정은 불법사찰 및 증거인멸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에 3일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해 조사를 받았고 이때도 같은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경찰은 경찰청 내부 자료를 결과적으로 유출한 김 경정에 대해 형사적, 행정적 책임을 물을 수 있을지 법리 검토 중이다.
김지은기자 lun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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