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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부 전도사 권혁일 해피빈 대표 "기부 기적 주인공은 네티즌 820만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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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기부 전도사 권혁일 해피빈 대표 "기부 기적 주인공은 네티즌 820만명"

입력
2012.04.04 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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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구입한 콩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인다. 콩 하나의 가격은 100원인데, 무려 300억원 어치나 팔려다.

이 콩의 이름은 ‘해피빈’이다. 네이버의 NHN이 운영하는 온라인 기부 포털사이트 해피빈(http://happybean.naver.com)에서 네티즌들은 기부전용 사이버머니(콩)를 개당 100원에 구입하고, 직접 원하는 단체에 기부할 수 있다. 일종의 기부 중매 웹 사이트인 셈이다.

100원짜리 콩을 팔아 기부한 누적액이 3월말로 300억원을 돌파했다. ‘기부전도사’로 소문난 권혁일(45ㆍ사진) 해피빈 대표를 분당 사무실에서 만났다.

“솔직히 300억원이 넘었는지도 잘 몰랐습니다. 금액 보다는 기부에 참여한 네티즌의 숫자가 제겐 더 의미가 있는데요. 무려 820만명이나 됩니다.”

권 대표는 1999년 이해진 현 NHN 이사회 의장 등과 함께 포털 사이트 네이버를 만든 창립 멤버이자 검색엔진 개발자 출신이다. 그는 2005년7월부터 해피빈을 이끌고 있다.

기부에 인색한 우리나라에서 ‘100원의 기적’을 일궈냈지만 그는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판단이다.

“대부분 기부와 관련된 방송프로그램을 보면 오로지 모금액 높이는 데에만 관심이 쏠려 있어요. 시청자들의 감정에 호소해 최대한 돈을 많이 모으려고 하다 보니 주로 죽어가는 어린 친구들이 주로 방송에 나옵니다. 그리고 다음 방송에선 그 보다 더 어렵고 아픈 친구들을 골라 내보내게 되죠. 이런 식으론 절대 기부문화 확산에 도움이 안됩니다.”

시청자의 심금에 호소하는 단순 이벤트 성격의 방송프로그램은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이었다.

그는 기부액수 보다 기부의 저변을 넓히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과거엔 네이버에 로그인을 해야만 해피빈을 구매하고 기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제휴를 맺은 일반 기업 사이트에서도 해피빈에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덕분에 현재 해피빈을 보유한 네티즌은 약 1,700만명에 달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사람들이 어떤 형태로든 기부문화에 연계되어 있는 셈이다.

해피빈의 이런 활약 덕분에 해외 비영리단체(NGO)에서까지 도와달라는 러브콜이 들어오고 있는 상태. 권 대표는 “기부는 그 자체가 하나의 생활이자 문화로 자리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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