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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변협 공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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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변협 공보이사

입력
2012.04.04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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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러진 놈은 건드리지 않는다.' 옛 조폭 세계의 불문율처럼 들리지만, 언론도 그런 덕목 또는 관행이 있다. 그러나 성추행 피해 여기자들을 악의적 논평으로 거듭 욕보인 대한변협 공보이사란 이는 다시 일으켜 세워 추궁하고 싶다. 여기자들의 출입처 회식 술자리 참석을 "권력에 유착해 편히 취재하려는 언론의 일탈 행동"이라고 매도한 도착(倒錯)적 인식이 뿌리 깊다고 보기 때문이다.

■ 그와 악연이 있다. 계기는 그가 변협 신문에 영화 '부러진 화살'기사를 쓰면서, 나와 이정렬 판사를 부당하게 음해한 것이다. 그는 영화가 실제 사건과 재판을 왜곡했다고 쓴 내 칼럼을 막연히"싸움을 부추겼다"고 헐뜯었다. 또 석궁 교수의 재임용 소송 재판을 맡았던 이 판사가 핵심 쟁점인 '교육자 자질'을 법정 안팎에서 언급한 것을 엉뚱하게 "미숙한 인간적 평가"라고 비난했다. 뜬금없는 음해는 그날 변협 신문에 석궁사건 변호사 인터뷰를 크게 실은 때문인 듯했다.

■ 새 변협 회장단과 함께 인사를 나눈 지 얼마 되지 않았기에 전화를 했다. 그러나 횡설수설, 성의 없는 대답뿐이었다. 생각 끝에 '지평선'칼럼에서 이 판사 부분만 지적하고 나무랐다. 그는 블로그에 '논설실장 칼에 피 봤다'는 유치한 글을 올렸다. 그래서 지난 행적과 말과 글을 살펴보았다. 법무장교로 복무하다 뒤늦게 사시에 합격했고, 제대 후 안기부에서 일한 이력이 눈에 띈다.

■ 그 시절과 성장기의 어려움을 되뇐 글들에서 성공한 법조 엘리트에 대한 세속적 질시를 느꼈다. 그런 이가 개업 후 조세형 신창원 등의 변호를 맡아 갑자기 '인권 변호사'로 변신한 건 특이하다. 한미 쇠고기 협상대표의 PD수첩 상대 명예훼손 소송의 대리인을 맡은 것도 그렇다. 그는 PD수첩에 무죄를 선고한 판사와 이용훈 대법원장을 탄핵해야 한다고 떠들었다. 이처럼 종잡을 수 없는 행보를 되풀이하는 이에게 대한변협이 공보이사 자리와 말과 글을 내맡긴 배경이 궁금하다. 시류를 좇았는지 모르나 애초 그릇된 선택이다.

강병태 논설위원실장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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