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대표로 뽑혀 주위의 부러움을 샀지만 사실 빛 좋은 개살구였어요. ‘바꿔드림론’을 통해 희망을 봤고, 지도자라는 새로운 꿈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2년 전까지 봅슬레이 여자 국가대표 선수를 지낸 이아영(26)씨. 남들은 화려한 선수생활을 하는 것으로 여겼지만 투병 중인 부모와 언니를 둔 그의 생활은 가난의 연속이었다. “국가대표 선수는 훈련수당을 받는데, 봅슬레이는 1년 내내 훈련을 하는 게 아니어서 벌이도 적고 불규칙했어요.”
그는 당초 올림픽 역도 메달리스트를 꿈꿨다. 베이징올림픽 역도 선수로 출전하기 위해 구슬 땀을 흘리던 한국체대 1학년 때 처음 빚을 지게 됐다. 당뇨를 앓던 아버지를 대신해 생계를 책임져 온 어머니와 큰언니가 심장병에 걸리면서 가계가 급격히 기울었다. 당장 생계를 위해 작은 언니와 함께 대부업체에서 각 500만원씩 대출받았다. 수입이 없던 상황에서 매달 20만원씩 내야 했던 이자는 치명타였다.
역도 국가대표를 꿈꾸며 운동을 하면서도 끼니를 수시로 거른 채 아르바이트를 해야 했다. 몸에 무리가 왔고 결국 관절을 다쳐 역도를 그만뒀다. 다행히 봅슬레이 국가대표로 선발됐으나 통장은 채워지지 않았다. 그 사이 원금을 훌쩍 넘는 금액을 이자로 갚아야 했다.
그러다 우연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의 바꿔드림론이라는 서민지원 상품을 알게 돼 3년 만에 빚을 청산할 수 있었다. 한체대 스포츠코칭 석사과정에 재학 중인 이씨는 “바꿔드림론이 인생의 발판이 됐다”며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내가 받은 도움을 꼭 돌려드리겠다”고 다짐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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