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NARA) 인터넷 홈페이지에 때아닌 접속 불능사태가 빚어졌다. NARA가 이날 1940년 인구센서스(총조사) 자료를 온라인에 공개한 직후 접속이 폭주하면서 웹사이트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다.
수잔 쿠퍼 NARA 대변인은 "홈페이지에 자료를 공개한지 3시간 만에 2,250만번의 조회수를 기록했다"고 말했다.
미국은 10년마다 인구센서스를 실시하고 이 때 수집된 개인정보는 72년 동안 연방법으로 보호 받는다. NARA 측은 보호 기간이 끝난 당시 자료 400만여장을 일일이 수작업으로 디지털화해 이번에 공개했는데, 대중의 관심은 폭발적이었다.
1940년 조사가 주목받는 이유는 30년대 대공황기를 거쳐 2차 세계대전으로 이어지는, 미국 현대사에서 정치ㆍ경제ㆍ사회적 부침이 가장 심했던 시기의 생활상을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미 인구통계국의 역사학자 마이클 스노는 "캘리포니아 남부 등 서부지역으로의 대량 인구 유입, 대평원을 휩쓴 먼지폭풍, 대규모 실업 사태 등 사료적 가치가 높은 내용이 다수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주소 검색을 이용하면 조상의 거주지 정보 등 뿌리 찾기도 가능하다.
그러나 무제한적인 개인정보 유출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 당시 조사 대상 1억3,220만명 중 2,100만명은 아직 생존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시민자유연합(ACLU) 관계자는 "사생아 기록처럼 자료 공개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들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또 현재의 기술 수준으로 볼 때 센서스 자료를 기반으로 얼마든지 상세한 정보 추적이 가능하다는 점도 문제로 지적된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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