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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고원엘, 한국이름은 고수남 "학교에 고통을 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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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인 고원엘, 한국이름은 고수남 "학교에 고통을 주고 싶었다"

입력
2012.04.04 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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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코스대학 총기난사사건의 범인 고원웰(One L. Goh)의 한국 이름은 고수남(43ㆍ사진)이다. 1990년 도미한 그는 2000년 시민권을 획득한 뒤 이름을 바꿨다.

경찰과 주변 인사들에 따르면 고씨는 처음 버지니아에 정착했지만 채무와 이혼, 사업 실패 등으로 생활이 평탄치 않았다. 새로운 삶을 살겠다며 2009년 캘리포니아로 이주했지만 그곳 생활 역시 편치는 않았다. 음식 배달과 슈퍼마켓 점원 생활을 했지만 내성적 성격 탓에 오래 하지는 못했다. 이라크전쟁에 참가한 형과, 어머니가 지난해 연이어 세상을 떠나 상심이 더욱 컸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삶의 계기를 찾고자 오이코스대학 간호대에 등록했다.

하지만 학교 생활은 원만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업에 만족하지 못한데다, 학교의 엄한 규율과 그의 성격이 맞지 않았다는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는 자신이 동료 학생들의 부정행위를 고발한 뒤 따돌림을 받았으며 영어를 못한다는 이유로도 조롱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학교를 자퇴한 그는 등록금 중 6,000달러를 돌려달라고 요구했지만 거부당했다. 등록금은 아버지의 도움을 받아 마련한 것이었다. 등록금 반환을 놓고 한인 학과장 A씨와 다투다가 앙심을 품은 그는 복수를 결심하고 5주 전 권총을 사 범행을 준비했다. 고씨는 "학교에 고통을 주고 싶었다"고 경찰에 말했다.

고씨는 2일 집을 나서 고속통근철도와 버스를 이용해 대학에 도착했다. 행정실에서 처음 조우한 강사 캐를린 핑(24)으로부터 A씨가 출근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들은 고씨는 A씨 대신 핑을 인질로 잡고 간호대 교실로 향했다.

고씨는 교실에서 학생들에게 벽에 기대 서라고 한 뒤 처형하듯 조준사격을 시작했다. 학생들이 혼비백산해 뛰쳐나가자 그는 학교 건물을 돌며 총격을 가했다. 하지만 긴급구조전화 911 신고와 경찰의 신속한 출동 덕분에 총격을 오래 하지는 못했다. 범행 3분 뒤 피 흘리는 여성이 학교 밖으로 뛰쳐나오자 그 모습을 목격한 푸드뱅크 측이 911 전화를 했고 3분 뒤인 오전 10시 36분 경찰이 현장에 도착했다. 같은 시각 학교 건물에 있던 누군가도 911에 전화를 했다.

경찰과 대치하는 것을 두려워한 고씨는 차량을 탈취해 도주했고 1시간 뒤 한 슈퍼마켓에서 자수의사를 밝히고 체포됐다. 오클랜드 법정은 4일 고씨의 살인 및 살인미수, 납치, 자동차 절도 혐의 기소여부 등의 심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오이코스대학은 3일 학교 홈페이지에 희생자 애도 글을 올리고 추가 공지가 있을 때까지 모든 수업을 휴강한다는 공고문을 게재했다.

오클랜드=신영주 미주한국일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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