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서 어깨를 부딪쳤다는 이유로 20대 여성을 성폭행한 뒤 살해하고 시신을 훼손한 엽기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은 피해자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13시간 동안 범행장소를 찾지 못하고 헤매는 바람에 참변을 막지 못했다.
4일 경기지방경찰청에 따르면 1일 오후 10시50분쯤 경기경찰청 112신고센터에 "모르는 남자가 끌고 가려 한다"는 다급한 목소리의 여성 전화가 걸려왔다. 경찰은 휴대전화 위치확인을 통해 신고접수 2분여 뒤 수원 팔달구 모 초등학교 인근에 순찰차와 경찰관 35명을 보내, 범인 추적에 나섰다. 경찰은 휴대전화 신호가 중계된 기지국의 반경 500m를 밤새 뒤졌지만 주택밀집지역이어서 신고자나 범행 현장을 발견하지 못했다. 이렇게 경찰이 허둥대는 사이 범인인 조선족 우모(42)씨는 팔달구 지동 자신의 집에서 피해여성 A(29)씨를 성폭행한 후 목 졸라 살해했다. 경찰은 추적 10시간째인 다음날 오전 9시20분쯤 "부부 싸움하는 소리를 들었다"는 제보를 받았다. 같은 날 오전 11시50분쯤 경찰이 우씨의 집을 덮쳤을 때 우씨는 범행을 은폐하기 위해 집 화장실에서 시신을 훼손하고 있었다. 우씨는 경찰에서 "술을 먹은 상태에서 A씨가 어깨를 부딪쳐 화가 나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우씨를 살인 및 시신훼손 혐의로 구속했다.
경찰관계자는 범인 검거가 지체된 데 대해 "곧바로 현장에 도착해 수색했으나 밤늦은 시간이라 불이 꺼진 집들이 많아 무조건 들어가 확인하기 어려웠다"고 변명했다.
김기중기자 k2j@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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