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인들의 열전'인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세계 골프팬들을 찾아간다.
미국남자프로골프(PGA) 투어 시즌 첫 메이저 대회인 제76회 마스터스 토너먼트(총상금 800만 달러)가 5일(한국시간) 밤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ㆍ7,435야드)에서 막을 올린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 챔피언십과 더불어 4대 메이저로 불리는 마스터스는 출전 자격이 까다로운 아주 특별한 대회다. 역대 마스터스 우승자와 지난 5년간 메이저대회 우승자, 전년도 마스터스 톱16, US오픈 톱8, 브리티시오픈ㆍPGA 챔피언십 톱4, 전년도 상금랭킹 상위 30위 등 총 96명이 대회에 나설 수 있다. 엄격한 출전 자격으로 인해 메이저대회 가운데서도 마스터스는 최고의 명성을 자랑한다.
부활한 우즈와 떠오르는 매킬로이의 대결
이번 대회에서 최대 관전 포인트는 역시 '신구 골프 황제'로 불리는 로리 매킬로이(22ㆍ북아일랜드)와 타이거 우즈(37ㆍ미국)의 대결이다.
지난해 마스터스에서 3라운드까지 4타 차 선두를 달리다가 마지막 라운드에서 무너져 '그린 재킷'을 놓친 매킬로이는 올해는 기필코 마스터스를 제패하겠다는 결의를 보이고 있다. 미국 라스베이거스 호텔&카지노 스포츠북도 매킬로이를 마스터스 우승 후보 1위로 예측했다.
최근 매킬로이는 가파른 상승세다. 지난 2월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액센츄어 매치플레이에서 2위에 올랐고, 지난달 초 열린 혼다 클래식에선 우승컵을 들어 올려 2주 동안 세계 골프랭킹 1위에 등극했다.
매킬로이는 "지난해와는 다를 것이다. 나에게 스포트라이트가 집중되겠지만 극복해야 할 문제"라며 반드시 최고의 자리에 서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매킬로이는 6일 오전 2시42분 앙헬 카브레라(아르헨티다), 버바 왓슨(미국)과 함께 1라운드를 시작한다.
올해 부활의 시동을 건 우즈도 마스터스에서 '골프 황제'의 자리를 되찾겠다는 각오다. 우즈는 2주 전에 열린 아널드 파머 인비테이셔셜에서 2009년 11월 성 추문 이후 30개월 만에 PGA 무대 정상에 올랐다. 그는 마스터스 토너먼트의 우승을 위해 지난 1일부터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코스 적응을 위한 연습 라운드를 시작했다.
메이저 대회 통산 14승을 쌓은 우즈는 마스터스와는 특별히 좋은 인연을 갖고 있다. 1997년, 2000년, 2001년, 2005년 등 4차례나 우승해 마스터스 최다 승자다. 우즈는 "오거스타 내셔널에서 플레이 하는 방법을 알고 있다"며 대회 우승을 자신했다.
우즈는 미겔 앙헬 히메네스(스페인), 배상문(26ㆍ캘러웨이)과 함께 5일 오후 11시35분 첫 티샷을 한다.
유리알 그린 코스도 세계 최고
마스터스 토너먼트가 열리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은 세계 최고다. 엄격한 코스 관리로 인해 프로골퍼들이 가장 선호하는 골프장이다.
마스터스는 대회 준비를 매년 11월부터 시작한다. 일찌감치 부분 휴장을 하다 대회 3개월 전부터 대회 코스 세팅에 들어간다. 회원권을 가진 아마추어 골퍼들도 3개월 이상은 필드를 밟을 수 없다. 이로 인해 마스터스의 그린은 '구글 검색보다 빠르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한마디로 유리 그린이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은 '아멘(Amen corner) 코너'에서 승부가 길린다. 숲을 시계방향으로 끼고 도는 '아멘 코너'는 선수들이 공략하기가 너무 어려워 '아멘'이 절로 나온다는 곳이다. 11번홀(파4ㆍ505야드), 12번홀(파4ㆍ155야드), 13번홀(파5ㆍ510야드)에서 좋은 성적을 올리는 선수가 '그린 재킷'을 입을 확률이 크다. 아멘 코너에서는 파만 잡아도 성공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태극전사 사상 첫 우승 달성할까
한국(계) 선수로는 '맏형' 최경주(42ㆍSK텔레콤)를 비롯해 양용은(40ㆍKB금융그룹), 김경태(26ㆍ신한금융그룹), 배상문, 재미동포 나상욱(29ㆍ타이틀리스트) 등 5명이 출전한다.
아직 메이저 타이틀이 없는 최경주는 2003년 이후 이번이 10번째 마스터스 출전이다. 2004년 3위, 2010년 공동 4위, 2011년 공동 8위 등 톱10에 3차례 오른 최경주는 "내가 만약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한다면 그것은 마스터스가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경주는 데이비드 톰스(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와 6일 오전 2시31분 1라운드를 출발한다.
올해 PGA 투어 무대에 데뷔한 배상문의 깜짝 활약도 기대되고 있다. 배상문은 지난 2월 열린 액센츄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매킬로이의 벽에 막혀 4강 진출에 실패했지만 8강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의 트랜지션스 챔피언십에서 루크 도널드(잉글랜드), 로버트 개리거스(미국), 짐 퓨릭(미국)과 함께 연장전에서 우승을 다툴 만큼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꿈의 무대인 마스터스에 처음 출전해 꿈만 같다. 이 기분을 그대로 유지해 잘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 인터넷한국일보(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濚婉?금지]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