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내 한국 공관에서 체류해온 국군 포로 백종규씨의 둘째 딸 영옥씨 가족을 비롯한 탈북자 5명이 지난 1일 극비리에 입국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3일 "백씨 가족을 비롯해 중국 베이징 한국 총영사관에 3년간 체류해 온 탈북자 5명이 1일 비밀리에 국내에 들어왔다"며 "이들은 현재 관계 기관의 보호 속에 탈북 경위 등을 조사받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정부가 탈북자의 한국행을 허용한 것은 현정부 들어 처음이다. 지난달 26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당시 이명박 대통령과 후진타오 중국 국가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후 주석이 탈북자 문제에 대해 유연한 입장을 밝힌 뒤 나온 첫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중국 정부는 과거 한국 일본 등 외국 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에 대해서는 한국행을 허용했으나 3~4년 전부터는 북한과의 관계를 의식해 공관에 진입한 탈북자들에 대해서도 한국행을 허가하지 않았다.
이번에 입국한 백씨는 국군 포로 백종규씨의 둘째 딸이며 자신의 아들 딸을 데리고 2009년 북한을 탈출, 한국 총영사관에 들어간 지 33개월 만에 고향 땅을 밟았다. 백씨는 그간 한국행을 희망해왔으나 중국 당국의 출국 거부로 지금껏 총영사관 내에서 기거해 왔다.
아버지 백씨는 한국전쟁이 한창이던 1951년 포로로 끌려가 1997년 북한 함경북도 탄광에서 광부로 일하다 사망했다. 이후 '고향에 묻히고 싶다'는 유언에 따라 큰 딸 백영숙씨가 2004년 4월 아버지의 유해를 안고 탈북해 홀로 입국했다. 백씨는 송환된 국군 포로 유골 1호의 주인공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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