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5개월째인 워킹 맘 김모씨. 그는 최근 구매한 로봇청소기 덕분에 저녁시간이 한결 여유로워졌다. 저녁준비나 샤워를 하는 동안, 청소기 시작 버튼을 누르면 거실 구석구석은 물론이고 손이 닿기 힘든 침대나 소파 밑까지 말끔하게 닦아주기 때문. 그만큼 첫째 아들과 놀아줄 시간도 생기고 남편에게 청소를 도와달라는 잔소리도 줄었다. 김씨는 "둘째를 가진 다음부터 허리를 구부리며 청소하기 힘들었는데, 로봇청소기가 알아서 해주니 너무 편해다"고 말했다.
스마트해진 로봇청소기가 워킹 맘을 사로잡고 있다. 종전 제품에 비해 기능이 크게 좋아진데다, 가사 노동을 줄이려는 맞벌이 부부들이 늘면서 몸값이 치솟고 있는 것.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8년 3만6,000대 판매에 그쳤던 국내 로봇청소기는 2010년 11만대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는 17만대까지 급증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생활가전 업체들의 제품 출시도 잇따르고 있다.
LG전자의 로봇청소기 '로보킹 트리플아이' 본체에는 3개의 카메라와 51개의 상황판단 센서가 부착돼 있다. 와이파이(고정형 무선인터넷)까지 내장된 이 제품은 외부에서 노트북이나 스마트폰으로 청소 구역을 지정하는 등 원격 조정도 가능하다. 업계 최초로 음성 인식을 탑재, 사용자가 1.5 m 이내에서 '정지'나 '충전', '예약' 등의 짧은 명령어로도 청소기를 통제할 수 있다. 소음도 48데시벨(㏈) 수준으로, 야간에 청소해도 큰 무리가 없다.
삼성전자도 두 개의 중앙처리장치(CPU)를 장착한 '스마트 탱고'를 앞세워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듀얼 CPU를 내장한 이 제품은 청소 지역을 자가 진단한 다음 먼지가 많은 곳에선 터보 모드로, 적은 지역은 일반 모드로 전환해 바닥 청소를 깔끔히 해낸다. 12개의 고성능 장애물 센서를 적용, 얇고 가는 장애물을 세밀하게 감지해 피해가는 것도 특징. 1시간 40분까지 작동할 수 있는 대용량 리튬 이온 배터리가 장착돼 있는 것도 강점이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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