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가 자국 내 급진 이슬람주의자 5명을 국외로 추방, 무슬림에 대한 경계를 부쩍 강화하고 있다.
BBC 방송은 2일 알제리와 말리 출신의 이슬람 극단주의자 2명이 고향으로 추방됐으며 3명이 추가로 강제 이송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지난달 연쇄 총기난사로 프랑스를 발칵 뒤집어 놓은 모하메드 메라 사건의 후폭풍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클로드 게앙 프랑스 내무장관은 2일 말리에서 온 알마니 바라지와 알제리 청년 알리 벨하다드가 각자의 고향으로 이송됐다고 밝혔다. 이슬람교 성직자(이맘)인 바라지는 프랑스에서는 불법인 얼굴 전체를 가리는 베일을 착용하고 반유대주의를 설파한 혐의다. 벨하다드는 1994년 모로코 마라케시에서 발생한 총격 테러에 가담한 전과가 있는데, 당국에 따르면 최근 과격 이슬람 단체와 다시 접촉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내무부 관계자는 "튀니지 출신의 이슬람주의자와 사우디아라비아, 터키에서 온 이맘 등 3명도 여성인권 탄압 등의 혐의로 곧 추방할 계획"이라고 해 후속 조치가 이어질 것을 시사했다.
이와 관련, 게앙 장관은 프랑스 BFM방송에서 "이슬람 극단주의에 대한 경계는 전혀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메라 사건 이후 어느 때보다 경계를 강화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달 30일 프랑스 전역에서는 과격 무슬림들에 대한 대대적인 색출이 이뤄졌다. 프랑스 국내중앙정보부(DCRI)는 이날 새벽 툴루즈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서 급진적 이슬람주의자들의 아지트를 급습해 19명을 체포하고 여러 정의 무기를 압수했다.
이 같은 분위기는 22일 대선을 앞둔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공약과 맞물려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반 이슬람 노선을 앞세워 극우 성향 유권자들을 겨냥하고 있는 사르코지 대통령은 2일 프랑스 동부 낭시에서의 선거 유세에서 "프랑스의 가치에 반대하는 자들은 즉각 프랑스 영토 밖으로 추방될 것"이라며 "여기에는 어떤 예외도 관용도 없다"고 말했다.
한편 연쇄 총격사건의 용의자인 메라가 당국의 주장과 달리 경찰과 대치 과정에서 자신의 무죄를 호소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메라 가족의 변호인인 자히아 모크타리는 BFM 방송에서 "당국은 메라가 당시 살해 혐의를 인정했다고 주장했지만 이와 상반된 영상을 확보했다"며 "영상 속에서 메라가 '나는 결백하다. 아무 것도 하지 않았는데 왜 나를 죽이려 하느냐'고 말했다"고 전했다. 모크타리는 영상의 출처를 밝히지 않은 채, "메라 사살 작전에 투입된 특공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할 때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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