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 사는 회사원 이모(36ㆍ여)씨는 지난달 가족과 경기 용인시 기흥구 상갈동의 경기도박물관을 찾았다 그냥 발길을 돌렸다. 박물관 규모에 비해 만 19세 이상 4,000원인 관람료가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이씨는 "도립박물관이라 입장료가 저렴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4,000원은 너무 비싼 것 아니냐"며 "차라리 유물도 많고 무료인 국립중앙박물관을 가는 것이 속이 편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도 박물관 이용이 유료화로 전환된 이후 관람객 수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다른 공립박물관들에 비해 비싼 관람료 때문에 이용객들이 대거 등을 돌리면서 경쟁력 저하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3일 경기도에 따르면 2011년 12월 26일 유료화된 도박물관의 올 1~3월 관람객은 3만4,979명으로 무료로 운영된 지난해 1~3월의 6만4,966명에 비해 약 46%가 줄어들었다.
올 1월 16일부터 도박물관과 똑같이 성인 4,000원씩을 받고 있는 남양주시 조안면의 실학박물관도 관람객 수가 절반 정도 줄었다. 지난해 1~3월 관람객은 3만1,962명이었지만 올해 같은 기간에는 1만6,016명에 그쳤다.
2009년 무료로 운영되던 도립 박물관들은 예산 절감 차원에서 지난해 유료로 전환했다. 도 산하 경기문화재단은 지난해 7월 도미술관과 백남준아트센터 기획전을 유료화했고, 이어 도박물관과 실학박물관도 유료로 바꿨다. 지난해 개관한 전곡선사박물관과 어린이박물관은 개관과 동시에 유료로 운영했다.
그러나 도박물관보다 규모가 몇 배 크고 국보급 유물이 수두룩한 서울 용산구의 국립중앙박물관은 상설전시와 어린이박물관 이용이 무료이다. 다만 특별전과 일부 기획전만 유료로 운영된다. 서울시립인 서울역사박물관도 일부 대관전을 제외하고는 관람료가 없다.
경기문화재단 관계자는 "교육프로그램 참가자 등이 빠져 관람객 수를 재 집계 중"이라며 "무료 운영 때 관람객의 30% 수준에서 유료관람객 수를 산정해 연간 입장료 수입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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