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의 화폐가치에 따른 실제 구매력을 나타내는 구매력평가지수(PPP)로 비교하면 한국의 무연 휘발유 가격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보다 2.4배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납세자연맹이 인용한 OECD 산하 국제에너지기구(IEA) 자료에 따르면 2010년 말 기준으로 PPP를 고려한 한국의 무연 휘발유 값은 리터당 2.079 달러로 미국(0.735 달러)의 2.8배, 호주(0.827 달러)의 2.5배, 일본(1.193 달러)의 1.7배에 달했다. OECD 평균(0.878 달러) 보다는 2.4배 비쌌다. 구매력을 통한 화폐가치로 보면 한국의 휘발유 값과 유류세가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높다는 뜻이다. PPP란 특정상품에 대해 기준국가 화폐가치로 살 수 있는 것과 동일한 양을 살 수 있는 비교국가의 화폐가치다. 예컨대 맥도날드 햄버거 1개를 미국에서 4달러에 살 수 있고 한국에서는 5,000원에 살 수 있다면 1달러당 1,250원이 돼 환율과는 다소 차이가 있다.
납세자연맹은 "2010년 말에 비해 2011년 4월 기준으로 국제 유가도 높고 한국인의 소득 수준도 악화된 상황이라 PPP를 고려한 휘발유 값 부담이 더 커졌을 것"이라며 "정부가 한국 유류세 비중이 OECD 평균보다 낮다는 논리를 내세워 다수 국민의 유류세 인하 요구에 맞서고 있지만 이는 기만적 처사"라고 말했다.
최기련 아주대 에너지시스템학부 교수는 "정부가 환율 기준으로 가격비교를 하는 것은 관련 통계의 실질가치 비교기능을 왜곡하는 것"이라며 "정부는 단지 재정수입을 쉽게 확보하기 위해 높은 유류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석유가 일반 국민에게도 대체 불가능한 필수재인 만큼 유가 인하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철현기자 kara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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