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쓰인 백과사전 중 가장 오랫동안 출판된 브리태니커 인쇄본이 발행 244년 만인 지난달 절판을 공식 발표한 뒤 반짝 인기를 누리고 있다.
인터내셔널헤럴드트리뷴(IHT)은 브리태니커의 마지막 인쇄본인 32권짜리 2010년판이 지난달 13일 절판 발표 후 20일간 3,000부가 팔렸다고 3일 전했다. 절판 발표 직전 매주 평균 60부 정도 팔린 것을 감안하면 50배 넘게 늘어난 것이다.
구매자들은 대부분 개인으로, 평소 온라인을 통해 브리태니커를 접하던 사람들이 소장용으로 인쇄본을 구매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시카고에 본사를 둔 브리태니커사의 조지 카우즈 사장은 "절판 발표 당시 4,000부가 회사창고에 있었는데, 현재 1,000부만 남았다"며 "이달 중순 모두 팔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1768년 영국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출간된 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백과사전에 등록된 브리태니커는 1990년 미국에서만 12만부가 팔리며 최고 전성기를 누렸다. 그러나 전성기 후 불과 6년 만인 96년 판매량이 4만부로 급감했다. 현재 브리태니커사 매출에서 인쇄본 판매비중은 1% 안팎으로, 주 수입원은 별도 영어교재 등 판매수익과 온라인 백과사전 이용료다.
브리태니커는 침체일로의 판매시장을 타개하기 위해 89년 처음 CD를 제작하고, 94년 온라인 서비스도 시작했지만 디지털 시대의 대세를 거스르지 못했다.
카우즈 사장은 절판 발표 당시 "인쇄본 절판은 통과의례"라며 "웹사이트는 계속 업데이트되기 때문에 브리태니커는 사라지는 게 아니라 인터넷 속으로 들어갈 뿐"이라고 말했다.
이태무기자 abcdef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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