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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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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

입력
2012.04.03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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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한 차이가 명작과 범작을 가른다.

개연성이 부족하다는 혹평을 받던 작품이 주인공의 동선 변화만으로 화제작으로 탈바꿈하는가 하면, 똑같이 이야기 전개가 약한 쇼뮤지컬이라 해도 음악과 안무, 앙상블의 합이 잘 맞아떨어지는 쪽에는 수작이라는 찬사가 따라붙는다. 그런 점에서 지난달 28일 개막한 뮤지컬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숙성 기간이 좀 더 필요한 작품이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주연한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가 원작이다. 지난해 브로드웨이 초연작으로 국내 공연 제작사 엠뮤지컬아트가 공연의 대본과 음악 판권을 사 와 이번 무대를 새로 꾸렸다.

내용은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와 같다. 프랭크 애버그네일 주니어의 사기 행각과 프랭크를 쫓는 FBI 요원 칼 해너티(이건명, 김법래)의 추격 소동을 중심으로 프랭크와 간호사 브렌다(써니, 다나, 최우리)의 사랑 이야기를 덧댔다.

영화에 비해 잦은 장면 전환이 쉽지 않은 공연 장르 특성상 프랭크가 항공기 조종사와 의사, 변호사 등으로 신분을 속이는 과정은 각각 한 장면의 쇼로 구성됐다. 따라서 프랭크가 주변의 의심을 사지 않고 전문직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 철저히 준비하는 과정이 생략됐다. 프랭크가 옷만 갈아입으면 모두가 그의 말을 믿는 것으로 그려지다 보니 이야기의 설득력이 떨어진다.

대중가수의 콘서트 공간으로 주로 쓰이던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을 공연장으로 택한 것은 이 작품의 강점이자 약점이다. 오케스트라를 무대 위로 끌어 올리고 영상을 재치 있게 활용하는 등 다양한 시도는 인상적이지만 결정적으로 무대의 깊이가 뮤지컬 전용극장에 비해 얕다. 좁은 무대 탓에 아직 합이 잘 맞지 않은 배우들의 움직임이 더 어수선해 보인다. 객석과 무대가 상대적으로 가까워 배우들의 표정까지 생생하게 읽히는 것은 강점이다.

수많은 외국 공연을 접한 요즘 뮤지컬 관객이 '브로드웨이 신작 국내 초연'이라는 수식어만으로 작품을 선택하지는 않을 터. 프랭크 역을 맡은 엄기준, 규현(슈퍼주니어), 김정훈, 박광현, 키(샤이니)의 팬이라면 크게 무리는 없는 선택이 될 듯하다. 다만 유례 없이 한 배역을 동시에 맡은 5명 배우에 대한 관객의 평가는 다소 편차가 있다. 연출 왕용범. 6월 10일까지. (02)764-7857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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