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민권자인 용의자 고수남씨는 어려서 부모를 따라 미국으로 이주한 한인 1.5세다. 교민들은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리지 못하는 내성적인 사람"이라고 그를 기억한다. 아버지가 사는 아파트의 관계자는 "부모를 무척 챙기는 착한 아들이었다"고 말했다.
오이코스대에 다니기 전 한인 무역회사에서 배달 일을 했고 한인슈퍼마켓에서도 일했던 고씨는 유망 직종인 간호사가 되기 위해 이 대학 간호대에 등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학교 생활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증언이 나오고 있다. 사건 3개월 전 학교를 그만둔 이유도 학교 또는 동료 학생들과의 갈등 때문으로 추정된다. 심지어 동료들로부터 왕따를 당했다는 얘기도 있다.
고씨의 총격으로 오른팔이 다친 한 여학생은 "(재학 중) 고씨는 괴짜 같아 보였고, 사람들이 그를 골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김종인 오이코스대 총장은 전화인터뷰에서 "웃으며 인사를 잘 하던 학생이었다"며 그가 참극을 저지른 이유를 모르겠다고 했다.
3형제의 막내로 미혼인 고씨는 최근 개인적 불행을 연거푸 겪었는데 그것이 범행을 자극했을 수 있다고 주변 사람들은 전했다. 이라크전에 참전한 바로 위 형은 지난해 군 훈련 도중 교통사고로 사망했고 같은 시기 한국으로 이주한 모친은 얼마 전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사건이 일어난 오이코스대학은 집이라는 뜻을 가진 그리스어 'oikos'에서 이름을 땄다. 목사인 김 총장이 2004년 설립한 신학대학 중심의 사립대학으로 캘리포니아 주정부로부터 '고교 졸업 이후의 사립 교육과정(Private Postsecondary Education)' 인가를 받았지만 미국 교육부의 인가 대학 목록에는 포함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신학, 음악, 간호학, 동양의학, 영어교육 등의 학과를 운영하고 있으며 기독교의 영적인 지도자 양성을 교육의 목표로 삼고 있다. 이 대학 홈페이지에는 '성경에 대한 포괄적 지식을 알리고 기독교 교리를 이해하는 것을 제1 목표로 삼는다'는 내용이 있다.
소수 민족인 한인이 미국에서 기독교 특수 목적 학교를 설립했다는 점은 한인 사회에서 기독교의 위상을 잘 설명해 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오클랜드=김종식 미주한국일보기자
김판겸 미주한국일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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