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롬비아 좌익반군인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최근 인질 석방 등 화해 제스처를 보이고 있어 반세기에 걸친 정부와의 유혈분쟁이 해소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FARC는 2일 14년간 붙잡고 있던 인질들 중 경찰 6명과 군인 4명을 석방했다. 올초 성명을 통해 민간인 납치 중단을 전격 선언한 데 이은 조치다. FARC는 이들의 석방으로 민간인을 제외한 인질은 더 이상 남아 있지 않다고 주장했다.
인질들은 직십자 로고가 새겨진 브라질의 공군 헬기로 FARC의 동부 정글을 출발한 뒤 중부 비야비센시오 공항에서 가족과 친지들의 따뜻한 환영을 받았다.
후안 마누엘 산토스 콜롬비아 대통령은 “자유를 되찾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이제부터는 마음껏 자유를 누릴 수 있다”며 “FARC는 납치한 (민간인) 수백명의 인질도 조속히 풀어줘야 한다”고 요구했다.
올가 루시아 고메즈 파이스 재단 관계자는 “FARC의 진심이 무엇인지 좀더 지켜봐야 한다”며 “인질 석방은 FARC가 납치를 중단한다는 의지를 콜롬비아인들에게 행동으로 보여준 것”이라고 평가했다. 납치분석을 전문으로 하는 이 재단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FARC는 인질을 석방하지 않았으며, 여전히 수많은 인질들이 정글 일대에 잡혀 있다.
FARC는 1964년 콜롬비아 공산당 산하 무력부로 만들어진 남미 최대의 좌익 반군조직으로, 한때 콜롬비아 영토의 절반을 장악하고 90년대에는 1만7,000명의 조직원을 거느릴 정도로 세력이 컸다. 하지만 활동자금을 마련하기 위해 민간인을 인질로 삼는 등 악랄한 행위로 국민의 반감을 샀고, 정부와 미국이 강력한 응징하면서 세력이 약해졌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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