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문 표절로 박사학위를 박탈당한 팔 슈미트 헝가리 대통령이 결국 대통령직에서 사임했다.
슈미트 대통령은 2일 의회에 출석해 “대통령은 국가 통합을 대표해야 하는데 불행히도 나는 분열의 상징이 됐다”며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밝혔다. 헝가리 의회는 이날 338대 5의 압도적 표차로 슈미트 대통령의 사임안을 통과시켰다.
그는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이후 “표절 문제와 (대통령직) 사임에는 관련성이 없다. 나의 양심은 떳떳하다”며 야권의 사퇴 요구를 거부해 왔다.
앞서 지난달 29일 헝가리 젬멜와이스대는 슈미트 대통령이 1992년 발표한 박사학위 논문의 상당 부분이 표절로 드러나 그의 학위를 박탈하기로 결정한 바 있다. 논문 조사위원회는 근대올림픽의 역사와 진화를 다룬 논문 215쪽 중 200쪽 이상이 다른 논문을 그대로 베꼈거나 부분적 유사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슈미트 대통령은 68년과 72년 올림픽 펜싱에서 금메달 2연패를 달성한 헝가리의 체육 영웅으로 2010년 임기 5년의 대통령에 임명됐다. 새 대통령은 30일 안에 의회에서 선출된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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