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 카지노에 몰래 카메라 설치를 지시한 것으로 지목된 50대 사기도박 용의자가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됐다.
강원 정선경찰서는 2일 구속된 강원랜드 카지노 직원 황모(41)씨와 김모(34)씨에게 초소형 몰카가 장착된 슈 박스를 바카라 테이블에 갖다 놓으라고 지시한 이모(57)씨가 지난달 29일 오후 6시30분 김포공항을 통해 중국 상하이(上海)로 출국한 사실을 확인했다. 경찰은 인터폴에 수사협조를 의뢰해 이씨의 행선지를 추적하는 한편 해외 폭력 조직과의 연계 가능성을 조사 중이다.
이씨가 출국함에 따라 경찰의 수사는 미궁에 빠져들 전망이다. 경찰은 특히 이씨가 이번 사기도박의 배후를 밝힐 수 있는 유력한 용의자라는 점을 확인하고도, 이씨가 출국한지 4일 동안 이를 파악조차 못해 수사에 허점을 드러냈다. 경찰은 이씨가 몰카를 설치한 강원랜드 직원 황씨 등이 지난달 28일 긴급 체포되자 수사망이 좁혀올 것으로 보고 다음날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체포된 카지노 직원들이 이씨를 '이 사장'이라고만 진술할 뿐 정확한 신원을 파악하고 있지 않아, 경찰이 그의 신원파악에 수사력을 집중하는 사이 도주해 버렸다"고 해명했다.
한편 경찰은 CCTV 대조작업을 통해 이씨와 함께 황씨 등에게 카지노 직원에게 몰카 설치를 지시한 '경상도 출신의 40대 남성'의 소재 파악에 나서는 한편 지난달 26일 이 사건을 처음 신고한 뒤 잠적한 11명을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정선=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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