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민주화운동 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1일 실시된 의회 보궐선거에서 압도적 지지로 당선이 확실하다고 한다. 그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수도인 네피도 4개 선거구를 포함해 전국 45개 보궐선거구 중 대부분의 지역에서 승리가 유력하다. 그는 민주화 운동 22년의 대부분을 투옥과 가택연금 상태로 보낸 미얀마 민주화 운동의 상징이다. NLD가 선거를 통해 처음으로 제도 정치권에 진출하는 것은 세계에서 가장 억압적인 국가의 하나인 미얀마 민주화 도정에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세계 주요 언론들은 미얀마가 반세기 만에 국가 통합을 위한 위대한 전진을 했으며, 민주화를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고 평가한다. 물론 갈 길은 멀고 험난하다. NLD가 압승하더라도 군부와 여당인 통합단결발전당(USDP)이 의회 의석의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권력구도는 그대로다. 지난해 민간 정권 이양으로 군정이 종식됐지만, 각 분야에서 군부의 영향력은 여전하다. 수치가 대부분 정치 초보자인 NLD세력을 이끌고 민주화를 이끌어 가기에는 한계가 있다.
그러나 일단 물꼬가 트인 미얀마의 민주화와 정치개혁은 되돌리기 어렵다. 오랫동안 국민과 야당을 억압하며 국제 제재와 고립을 자초한 군부도 더 이상 개혁과 민주화를 외면할 수 없다는 점을 깨닫고 있다. 군 출신인 테인 세인 대통령은 지난해 취임 후 노동자 단결권과 단체행동권 보장, 정치범 석방, 검열 완화, 소수민족들과의 평화협상 추진 등 개혁조치를 잇따라 취해 왔다. 수치와 NLD의 보궐선거 참여도 이런 개혁 조치로 가능했다.
그가 제도권에 진출해 미얀마의 점진적 민주화를 이끌어 간다면 비폭력, 타협과 협상을 통한 민주화의 모범 사례가 될 수 있다. 2015년에 실시될 총선은 그 시금석이다. 국제사회는 대 미얀마 경제제재를 조속히 해제하고 미얀마의 민주화와 정상국가 도약을 적극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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