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선영(26ㆍ정관장)은 '소리없는 강자'다. 화려한 플레이를 선보이진 않지만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가는 골퍼다.
11세 때 아버지의 권유로 골프를 시작한 유선영은 될성부른 떡잎이었다. 아마추어 시절부터 두각을 나타냈다. 2001년 한국주니어골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이름을 알린 뒤 2002년부터 3년간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04년 프로로 전향한 유선영은 큰 꿈을 품었다. 2004년 US아마추어선수권 4강에 오르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 데뷔하지 않고, 곧바로 2005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2부 투어인 퓨처스 투어에 뛰어들었다. 퓨처스 투어에서 1승을 올리면서 상금 랭킹 5위를 차지한 유선영은 Q(퀄리파잉)스쿨을 거치지 않고 이듬해 LPGA 1부 투어에 입성했다.
하지만 첫 승을 올리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했다. 유선영은 2009년 P&G 뷰티 NW 아칸소 챔피언십에서 신지애(24ㆍ미래에셋), 안젤라 스탠포드(미국)와 공동 1위로 라운드를 마쳤지만 연장전에서 신지애에게 우승컵을 내주고 말았다.
결국 유선영은 LPGA 데뷔 4년 만인 2010년 사이베이스 매치 플레이에서 생애 첫 정상에 오르는 감격을 맛봤다. 당시 세계 랭킹 1위였던 신지애를 준결승에서 제압한 유선영은 결승에서 스탠포드마저 꺾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2010년 우승 이후 주춤하고 있던 유선영은 올해 열린 첫 메이저대회인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에서 다시 한 번 힘을 냈다. 김인경과 연장 접전 끝에 우승을 차지하며 '호수의 여인'이 됐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