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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본 벤치 열전] 이만수 SK 감독 '愚公移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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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자성어로 본 벤치 열전] 이만수 SK 감독 '愚公移山'

입력
2012.04.0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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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수(54) SK 감독에게 2일 올해를 맞이하는 각오를 사자성어로 물었다. 그의 대답은 '우공이산(愚公移山)'의 자세로 정상을 향해 나가겠다고 했다.

우공이산은 어리석은 영감이 산을 옮긴다는 뜻이다. 남이 볼 때는 바보처럼 보이지만 쉬지 않고 꾸준하게 한 가지 일만 열심히 하다보면 큰 일을 이룬다는 말이다. 현역 시절부터 야구 밖에 몰랐던 이 감독은 선수로 더 뛰고 싶어 구단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그는 야구을 위해 모든 것을 바쳤던 것처럼 앞으로도 야구만 생각하겠다고 했다.

위기가 기회다

SK는 시즌 초반 고전이 예상된다.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핵심 전력이 이탈했다. 불펜을 든든히 지켰던 정대현과 이승호는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은 뒤 롯데로 둥지를 옮겼다. 설상가상으로 선발을 책임져야 하는 좌우 에이스 김광현과 송은범은 부상으로 개막을 맞이할 수 없다.

하지만 이 감독은 지금 선수로도 자신이 있다고 했다. 새로운 선수들이 그 자리를 메워줄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 감독의 말처럼 SK는 시범경기부터 끈끈한 모습을 보여줬다. SK는 새 식구가 된 조인성(전 LG)과 임경완(전 롯데)이 빠르게 팀에 적응하고 있고 김태훈, 박정배, 임치영 등이 성장하면서 시범경기부터 힘을 냈다. 지난 1일 부산 롯데전을 포함해 시범경기 6연승을 기록, 9승4패(0.692)로 1위를 차지했다.

그는 "감독은 눈에 보이는 선수를 갖고 팀을 이끄는 것이다. 없는 선수를 애타게 기다릴 수는 없다"면서 "지금 있는 선수들을 믿고 있다. 잘 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행복 바이러스 전도사

이 감독은 긍정적인 사람이다. 모든 것이 잘될 것으로 믿는 스타일이다. 그의 주변은 항상 웃음바다가 된다. 넘치는 에너지를 보면 주변 사람들도 행복해진다.

선수들을 대할 때도 감독의 위엄을 버렸다. 큰 형처럼 장난을 친다. 이런 행동에 대해 비판을 하는 사람도 있지만 그는 앞으로도 자신의 길을 가겠다고 했다.

이 감독은 "좋은 생각, 즐거운 생각을 해야 야구도 잘 되는 법"이라면서 "7개월 정도 선수들과 생활하니까 이제 서로의 마음을 이해하는 것 같다"고 활짝 웃었다.

메이저리그와 한국야구의 접목

이 감독은 지난해 8월 김성근 감독의 중도하차로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다. 감독 대행이라는 한계를 딛고 팀을 한국시리즈에 올려 놓는 능력을 보여줬다. 당시 이 감독은 어수선한 상황인 점을 감안해 전임 감독이 해온 방식으로 팀을 이끌었다.

하지만 이 감독은 대행 꼬리표를 뗀 올해 많은 변화를 줬다. 전지훈련지도 일본이 아닌 미국 플로리다로 바꿨고, 선수들의 의견을 존중하면서 정이 넘치는 SK를 만들었다.

이 감독은 시범경기부터 달라진 팀 컬러를 보여줬다. 타자들은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공략했고 투수들의 인터벌도 빨라졌다. 경기를 오래하기로 유명했던 SK는 시범경기에서는 2시간30분 만에 끝내는 '스피드 팀'이 됐다.

이 감독은 올해 메이저리그의 시스템 야구와 한국야구의 장점을 잘 살려 팬들에게 최고의 경기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미국야구를 고집하지는 않겠다. 미국야구와 한국야구를 접목시키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특히 팀을 위해 희생할 줄 알고, 선후배의 질서가 있는 한국문화는 장점이 많다"고 말했다.

무조건 우승입니다

올해 목표를 묻자 주저없이 말했다. "무조건 우승이다."

그는 "감독이 죽는 소리를 하면 선수들은 어떻게 하겠냐. 감독은 큰 소리를 쳐야한다"면서 "항상 이길 수 있다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그래야 강팀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SK는 시범경기부터 야구의 묘미를 보여줬다. 매 경기 베스트가 출전해 몸을 사리지 않는 플레이로 팬들의 박수를 받았다. "시범경기는 절대 시범이 아니다. 시범경기에도 100%를 보여줘야 한다"는 이 감독의 특명 때문이다.

이 감독은 133경기에 모든 힘을 쏟겠다고 했다. 매 경기 팬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는 뜻도 함께 전했다.

그는"할 수 있다는 마인드가 중요하다. 올해 SK가 만들어낼 각본 없는 드라마를 지켜봐 달라"고 자신했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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