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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붙으면 불티… 베트남 휩쓴 경제 한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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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산' 붙으면 불티… 베트남 휩쓴 경제 한류

입력
2012.04.01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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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의 품질로 베트남인들의 입맛을 사로잡는 프리미엄 전략을 추구할 겁니다."

지난 달 30일 베트남의 호찌민시 3군(중심가)으로 들어가는 까오탕 거리에 한국 토종 베이커리 브랜드 파리바게뜨가 문을 열었다. 160여평(530㎡)의 까오탕점은 파리바게뜨의 동남아 1호 및 해외 100호점. 개장을 맞아 현지를 찾은 배기범 SPC 그룹 부사장은 "경쟁브랜드인 뚜레쥬르가 시장에 안착했지만 배울 것은 배우면서 우리만의 프리미엄 전략으로 경쟁하겠다"고 말했다. 그룹은 시장조사를 통해 현지 빵 대부분이 공장에서 대량생산돼 맛과 신선도가 떨어진다고 판단, 한국에서 공수한 재료를 매장에서 직접 굽는 시스템으로 부드러운 질감과 맛을 살렸다. 가격은 현지 평균에 비해 약 10~15% 비싼 수준. 하지만 오픈하자 마자 매장 내 150여 종의 빵이 금새 동이 났다.

SPC를 비롯한 국내 식음료ㆍ유통 업체들이 프리미엄 이미지를 앞세워 베트남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허영인 SPC그룹 회장도 이날 매장을 찾아 현장을 점검했다. 지난 2월에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베트남을 방문해 쯔엉떤상 국가주석을 만났고 이재현 CJ그룹 회장도 이달 초 계열사 CEO들과 호찌민에서 '글로벌 포럼'을 열기로 했다.

실제 호찌민 시내 곳곳에선 엔제리너스 뚜레쥬르, 롯데마트 등 눈에 익은 간판들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미 베트남에 2개 점포를 운영 중인 롯데마트는 매장을 문화시설로 꾸며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 2008년 호찌민시에 문을 연 남사이공점은 매장 전체 6,200여평(2만여㎡) 가운데 절반 수준인 3,200여평을 영화관, 패밀리레스토랑 등 최고급 문화시설로 만들었다. 차별화된 매장만큼 상품도 한국 인삼주 등 별도 코너를 마련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문화시설 도입 직후부터 고객들의 호응이 높아 앞으로 주요 지역마다 유사한 컨셉트의 점포를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부들의 입김이 절대적인 홈쇼핑 업계도 한국업체들의 활약은 두드러진다. 지난 해 업계 최초로 베트남에 진출한 CJ오쇼핑은 '해피콜 후라이팬'을 한 달 만에 2,000개 이상 팔며 상반기 최고 히트상품으로 만든 데 이어 지난 달 한스킨의 'BB크림'을 한 달 만에 500여개 판매해 '대박' 행진을 이어갔다. 비결은 한국제품 인증하기. 방송에선 한국 업체 직원이 직접 나와 제품을 설명한 뒤 통역이 현지어로 전달해 베트남 소비자들의 신뢰를 높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방송에 한번 소개되면 바로 '짝퉁'이 등장해 정부와 경찰이 단속에 나설 정도"라고 전했다.

물론 이 같은 한국제품의 인기는 철저한 현지화 덕분에 가능했다. 파리바게뜨는 해외 매장마다 현지 입맛에 맞는 특화메뉴 비중을 20% 수준으로 마련했고, 롯데마트는 주민 참여 경품행사를 벌이고 있다. CJ오쇼핑 역시 베트남 케이블 TV사업자 'SCTV'와 합작해 'SCJ TV'를 설립, 송출기반을 발빠르게 마련한 게 주요했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베트남은 한류의 영향으로 한국산 제품을 높게 평가하는데다 최근 생활수준도 향상됐다"며 "가격 보다 품질에 더 많은 가치를 두는 소비성향이 자리잡고 있어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호찌민(베트남)=김현수기자 ddacku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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