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물 금융브로커 이철수(53)씨가 도주 11개월여 만에 검찰에 붙잡혔다. 대통령 친인척이 연루된 주가조작 사건 및 정관계 로비 의혹의 실체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저축은행비리합동수사단은 이씨를 지난달 31일 오후10시 경기 고양시에서 검거해 구속 수감했다고 1일 밝혔다. 합수단에 따르면 이씨는 신삼길(54ㆍ구속기소) 전 삼화저축은행 회장과 공모해 은행돈 175억원을 불법대출받은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및 상호저축은행법 위반)를 받고 있다. 이씨는 또 보해저축은행이 담보로 제공받은 52억원 상당의 비상장 주식을 빼돌려 임의로 처분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씨는 지난해 5월 법원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불응하고 잠적한 뒤 행방이 묘연했다. 저축은행 두 곳의 비리 의혹에 동시에 연루되다 보니 지난해 서울중앙지검과 광주지검에서 검거 경쟁까지 붙었다.
이씨는 정치적 휘발성이 큰 사건에 연루된 의혹도 받고 있다. 금융당국은 그가 삼화저축은행에서 대출받은 돈으로 코스닥 상장업체인 씨모텍을 인수해 또 다른 금융브로커 K씨와 함께 회사돈 280억원을 가로챈 것으로 보고 있다. 이 회사 대표 김모씨가 지난해 3월 자살하고 이명박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전종화씨가 부사장으로 근무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그는 유명세를 탔다. 검찰은 씨모텍 사건과 관련해 금융당국이 전씨와 이씨를 주가조작 혐의로 고발함에 따라 수사 중이다.
이씨는 또 삼화저축은행의 퇴출을 막기 위해 정치권과 금융당국에 로비를 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는 검찰과 경찰 인사들과 친분이 있다는 소문 때문에 배후세력이 있다는 이야기가 돌기도 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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